현장점검 결과, 10개사서 영업점 개설 계좌에 높은 수수료
계좌 유형 선택권 보장하고 수수료·서비스 차이 사전 안내
금융감독원이 일부 증권사가 영업점에서 개설한 계좌에 온라인 개설 계좌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수료를 내도록 한 영업 관행을 손본다. 앞으로는 투자자가 '관리계좌' 지정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계좌 개설 단계에서 수수료와 이용 가능한 서비스의 차이를 충분히 안내하도록 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14일 제4차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 논의 결과를 반영해 이 같은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 37곳을 점검한 결과 위탁매매계좌 9곳, 연금저축펀드계좌 7곳 등 총 10개사(중복 제외)에서 온라인 개설 계좌보다 영업점 개설 계좌에 높은 매매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영업점에서 계좌를 만들면 상담·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리계좌로 자동 지정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관행 탓이다. 특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동일한 방식으로 거래하더라도 어디에서 계좌를 만들었느냐에 따라 수수료 차이가 확연했다. 금감원이 제시한 사례를 보면 영업점에서 개설해 관리계좌로 지정된 계좌는 온라인 거래 시 수수료율이 0.136%였다. 온라인에서 개설한 비관리계좌의 수수료율 0.010%와 비교하면 10배를 훨씬 웃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계좌 개설 과정에서 수수료 차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부족하고, 관리계좌와 비관리계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비교 안내도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부 증권사는 약관 등에 수수료율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대신 홈페이지 링크로 설명을 대체했다. 영업점에서 계좌를 만들면 관리계좌로 자동 지정돼 투자자가 비관리계좌를 선택할 수 없는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이로 인해 투자자의 알 권리와 계좌 유형 선택권이 제한됐다고 판단했다.
이날 공개된 개선 방안의 핵심은 수수료 차이에 대한 사전 안내와 계좌 유형 선택권 보장으로 요약된다. 앞으로 증권사는 계좌 개설 단계에서 개설 방식과 관리계좌 지정 여부에 따른 매매수수료 부과 기준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수수료 차이는 약관이나 거래설명서 등에 명시하고, 관리계좌와 비관리계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차이도 비교해 안내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영업점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투자자에게는 관리계좌 지정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영업점에서 비관리계좌를 개설할 경우에는 계좌 개설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 1회에 한해 합리적인 범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미 계좌를 보유한 투자자에 대한 안내도 강화한다. 증권사는 문자메시지나 MTS 거래시스템 팝업 등을 통해 투자자가 자신이 관리계좌를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하면 비관리계좌를 새로 개설해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안내에는 관리계좌 보유 사실과 비관리계좌 개설 방법, 두 계좌 간 수수료 차이, 비관리계좌로 자산을 옮길 때 기존 서비스가 제한될 수 있다는 유의사항 등이 포함된다.
비관리계좌로 바꾸면 관리계좌에서 제공받던 상담·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이용하지 못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로선 본인이 선호하는 투자방식을 고려해야 하는 셈이다. 금감원 역시 계좌 유형 변경에 앞서 기존 서비스 제한 등 유의사항을 확인하도록 했다.
개선 방안은 2027년 1분기 내 이행 완료를 목표로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선 방안을 통해 투자자의 계좌 유형 선택권이 확대되고 불필요한 매매수수료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관련 약관 개정, 증권사의 이행현황 모니터링 등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한편, 앞으로도 증권사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영업 관행 정착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