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알짜 자회사 파는 등 현금 확보 총력
그사이 박채규 회장 일가는 수십억 사익 챙겨
디티앤씨 그룹 박채규 회장이 회사가 유동성 위기로 힘들어지고 있는 와중에 수억원 규모의 셀프 '성과급'을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가 현금 확보를 위해 알짜 자회사를 매각하는 상황에서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오히려 성과급을 챙긴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본인뿐 아니라 자녀들까지 수십억의 평가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박채규 회장은 디티앤씨에서 6억1487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기본급 1억9487원에 상여금 4억2000만원을 받았다. 박 회장은 디티앤씨의 등기이사가 아님에도 매년 디티앤씨에서 수억원대의 연봉을 받고 있다.
올 상반기 4억원이 넘는 상여금이 지급된 이유는 자회사였던 랩티 매각 실현이익의 10%를 '특별 인센티브' 명목으로 산정했기 때문이다. 디티앤씨는 랩티 매각으로 박채규 회장이 회사 순이익을 발생시킨 공로가 인정돼 '내부품의' 절차를 거쳐 성과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너에게 수억원의 성과급을 주면서 이사회를 열지도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디티앤씨는 지난 1월 회사가 보유 중이던 랩티 주식 3만4395주(지분율 57.32%) 전부를 'TUV Rheinland Korea Ltd.'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약 110억원이다. 랩티는 기술검사 용역 제공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그룹 내 알짜 자회사였다.
이 같은 알짜 회사를 매각한 이유는 계열사 디티앤씨알오 의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당시 디티앤씨알오는 2023년부터 대규모 적자를 이어온 탓에 현금이 메말랐다. 이런 상황에서 2024년 발행했던 159억원 규모 제1회차 전환사채(CB)를 조기 상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
이에 디티앤씨알오는 지배기업인 디티앤씨에 51억원 규모의 건물과 디티앤인베스트먼트 주식 17억원어치 등을 매각하며 현금을 확보했다. 또 올 초에는 보유하고 있던 토지도 디티앤씨에 일부 매각했다. 디티앤씨 역시 이 때문에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결국 알짜 자회사인 랩티를 매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채규 회장은 디티앤씨알오의 대표이사를 직접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디티앤씨알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2023년 매출액이 40% 감소하고 순손실 166억원을 기록하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계속 적자를 이어가 올 상반기에만 17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 폭이 5배나 확대된 것이다. 박 회장의 경영 실패가 디티앤씨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로 번진 셈이다.
아울러 랩티 매각으로 박 회장의 자녀들도 이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기준 박 회장의 자녀인 박성호, 박초록씨는 각각 랩티의 지분 4.7%씩을 보유하고 있다. 디티앤씨가 지분을 매각할 때 함께 지분을 팔았다면 약 10억원 규모의 현금을 각각 회수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더라도 매각 단가 산정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으로 평가 차익을 얻은 셈이다.
한편 이에 대해 디티앤씨알오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