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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복상장 금지 첫 적용' 명신산업 자회사 나스닥 상장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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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주주 의견 수렴 뒤 상장 '반대' 의결
중복상장 원칙금지 가이드라인 첫 적용 사례
SK하닉-솔리다임 논란과 공통점 다수

SK하이닉스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나스닥 상장설을 둘러싸고 '중복상장'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그에 앞서 해외 자회사 상장을 추진해온 명신산업에서도 주주들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지난 8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해외 상장 추진 시 규제가 적용된 첫 사례인 만큼, 향후 솔리다임을 비롯한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명신산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손자회사 심원아메리카의 해외 상장 추진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코스피 상장사인 명신산업은 자동차 차체 부품제조 전문업체다. 회사측은 지난 14~16일 주주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주주 소통절차 및 주주 보호방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영향 평가, 주주보호방안 마련, 주주 소통 또는 주주 동의 여부 확인 등 5대 의무를 부여하도록 한 '중복상장 원칙금지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것이다. 다만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설립된 심원아메리카의 경우 물적분할로 설립된 회사가 아닌만큼 주주총회를 통한 주주동의 표결이 필수로 적용되지 않았고, 대신 주주 소통방식(주주 설문)으로 진행됐다.


특히 심원아메리카의 상장은 해당 가이드라인을 국내 상장사 자회사의 해외 증시 상장에 적용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당장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될 정도로 '주주 피해' 논란이 뜨거운 SK하이닉스-솔리다임 케이스뿐 아니라 향후 해외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는 베어로보틱스(LG전자), 보스턴다이내믹스(현대차그룹) 등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들의 반대 배경을 살펴봐도 솔리다임과 유사한 쟁점들이 확인된다. 당장 상장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 디스카운트 우려 등이 대표적이다. 구주매출이 이뤄지면 기존 주주가 보유 지분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신주 발행의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겹겹이 상장사가 쌓이는 그룹 '지배구조' 역시 일반 주주들의 우려를 부추기는 대목이다. MS그룹의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에서 엠에스오토텍(코스닥)→명신산업(코스피)→심원테크→심원아메리카로 이어진다. 심원아메리카가 나스닥에 상장될 경우 지배구조경로 내 4개사 중 3개사가 상장하는 '3중' 구조가 되는 것이다. 과거 MS그룹은 엠에스오토텍의 심원 흡수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오너 일가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산정해 소액주주 피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자금 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투자금 확보'를 상장 목적으로 앞세우고 있다는 점 역시 솔리다임을 떠올리게 한다. 그간 명신산업과 엠에스오토텍은 북미 성장 재원을 자회사가 직접 조달함으로써 모회사의 출자, 차입, 지급보증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심원아메리카의 현금이 지난 6월 말 기준 3943만달러(약 522억원)로 공모 순조달액(약 2390만달러)을 훨씬 웃돈다는 점, 은행 신용한도가 충분하다는 점, 영업현금 흐름이 원활하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공개된 주주 보호방안을 둘러싼 불만도 크다. 아직 상장 추진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아 별다른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솔리다임과 달리, 명신산업과 엠에스오토텍은 이미 주주보상안을 공개한 상태다. 명신산업은 3년간 총 7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과 주당 100원 현금배당 등을 약속했다. 다만 올해 지급한 결산배당도 동일한 100원이었다는 점에서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엠에스오토텍은 기업가치 제고와 IR 확대 등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보상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으로 발생하는 이익과 부담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자금 조달 필요성이 얼마나 명확한지까지 설명해야 주주들의 납득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이번 결과는) 명신산업 이사회가 개정 상법에 따라 기존주주 이익을 보호하고 모든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한 결의"라며 "향후 다른 기업들이 해외 상장을 추진할 때도 참고할 만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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