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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세컨더리…투자 확대 맞춰 거래 기반도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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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가능성 따져 투자…매각 수요 받아줄 자금 중요"
펀드 지분 거래 지원하고 장기 투자자 참여 넓혀야

벤처투자 회수를 지원하는 세컨더리 시장의 투자 확대에 맞춰 거래 기반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장에서는 펀드 만기에 따른 지분 매각 수요를 받아줄 투자 여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개별 기업의 구주를 넘어 펀드 출자지분까지 회수 기회를 넓히려면 매수자 발굴과 계약 협상을 지원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장치도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21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김진영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시장을 통해 본 한국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이 같은 과제를 제시했다. 세컨더리는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기업 주식이나 펀드 출자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넘기는 거래다.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기다리지 않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매입 자금 확대…가격은 성장 가능성에 달려

국내에서는 증권사 개별투자와 3000억원 규모 공동펀드를 합쳐 향후 3년간 약 1조원의 세컨더리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도 별도로 같은 기간 약 1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김 연구위원은 세컨더리 펀드 규모가 빠르게 커질수록 매물의 질과 가격 검증, 운용 역량이 이를 뒷받침하는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도 매도자의 회수 필요와 매수자의 투자 판단은 구분된다. 국내 한 벤처캐피털(VC) 대표는 "세컨더리는 중간 회수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그 가격에 샀을 때 향후 회사의 기업가치가 늘어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거래가격에도 회수 전망이 반영된다. 보고서가 인용한 제프리스 집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글로벌 벤처펀드 출자지분의 평균 거래가격은 순자산가치(NAV)의 76%였다. 김 연구위원은 "NAV는 협상의 출발점일 뿐이며, 기준일 이후의 출자와 분배, 잔여 자산의 회수 전망이 가격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개별 기업 구주는 최근 투자유치 때의 기업가치를 참고한다. 앞선 VC 대표에 따르면 통상 신주 가격보다 10~30% 할인한 수준에서 협상을 시작해 사업 성과와 전망 등을 반영한다. 펀드 지분 거래와 기준은 다르지만 향후 투자 성과를 따져 가격을 정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특히 매각 수요를 받아줄 매입 여력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외부 평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지도 않는다"며 "매각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결국 이를 받아줄 꾸준한 자금 공급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출자자는 회수하고 기업 투자는 지속…거래 유형별 지원 필요

펀드 지분 거래에서는 절차 전반을 지원할 전문 자문 역량도 필요하다. 출자자(LP)가 지분을 넘기려면 남은 투자자산을 검토하고 운용사 동의와 양도 조건 등을 조율해야 한다. 에버코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LP 주도 거래의 88%는 거래금액 기준으로 자문사가 주도한 경쟁입찰을 거쳤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와 독립 자문사가 매수자 발굴부터 입찰·계약 협상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봤다. 정책 출자자는 여러 펀드에 참여한 지위를 활용해 매각 수요를 파악하고 정보 제공과 양도 절차를 표준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운용사(GP)가 주도하는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기존 자산을 새 펀드로 옮겨 투자를 이어가면서 기존 출자자에게 현금 회수나 재투자 선택권을 주는 구조다. 제프리스 집계상 올해 상반기 글로벌 GP 주도 세컨더리 거래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차지한 비중은 거래금액 기준 89%였다.


같은 운용사가 매도·매수 양쪽에 관여하는 만큼 이해상충 관리가 중요하다. 보고서는 독립적인 가치평가와 경쟁입찰로 가격을 검증하고, 출자자에게 회수·재투자 조건을 비교할 정보와 시간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기금·공제회·보험회사 등의 참여를 넓히려면 거래의 위험·수익 특성과 회수 실적도 제공해야 한다. 김 연구위원은 "거래 절차, 투자자 보호, 전문 자문 역량과 장기 투자자금이 함께 갖추어질 때 세컨더리 시장은 투자자의 회수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자본시장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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