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재량 앞세워 실질적 해악 간과"
고려아연 이사진을 상대로 낸 주주대표소송 1심에서 패소한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이날 영풍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이사 10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판결을 선고했다.
앞서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 중 당시 주가보다 높은 주당 89만원에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해 회사에 6732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사회가 법률 자문과 가처분 신청 등을 검토한 뒤 내린 판단이고, 그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았다면 선관주의의무나 충실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며 고려아연 손을 들어줬다.
영풍과 MBK는 입장문에서 1심이 "이사의 광범위한 경영 재량권과 외형적인 절차 이행만을 앞세운 나머지 공개매수가 재무 건전성과 주주가치에 미친 치명적인 실질적 해악을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두 회사는 고려아연이 약 2조원 규모 공개매수를 위해 1조6000억원 이상을 빌렸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현금이 차입금보다 많던 '순현금' 상태가 차입금이 더 많은 '순차입' 상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매입하며 회사에 8300억원 이상의 실질적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소송에서 청구한 6732억원과는 별개로 입장문에서 제시한 금액이다.
영풍과 MBK는 공개매수 이후 추진된 2조원대 일반공모 유상증자도 문제 삼았다.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불특정 다수 투자자에게 새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공개매수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차입 부담을 일반 주주에게 전가하려 한 일반공모 유상증자 시도는 이 사건 공개매수의 부당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개매수 진행 중 유상증자를 준비하고도 시장에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등)에 대해서는 "현재 사법당국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사의 경영 판단 재량권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충실히 행사될 때에만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며 "회사를 사금고화하고 주주가치를 훼손한 최윤범 사내이사 및 그 경영진과 이사들의 법적·경제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급심에서 이 사건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이사진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을 철저히 규명하여, 훼손된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를 바로잡고 파괴된 주주 권리를 기필코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