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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우는데 원화는 웃는다…코스피·환율의 엇갈린 신호[주末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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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는 증시 압박
반도체 수출 호황은 원화 지지
서로 다른 자금 흐름과 경기 전망
AI 투자·수출 지속성이 관건

주식 계좌를 보면 한숨이 나오는데, 해외여행에 쓸 달러를 살 때는 부담이 줄어든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보여주는 묘한 풍경이다. 코스피는 크게 떨어지는 반면 원화 가치는 오르고 있다. 같은 한국 경제를 보고 움직이는 두 시장이 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걸까.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조정 속에 원·달러 환율이 1326원까지 내려온 흐름에 주목했다. 과거 증시 급락기에 원화도 함께 약해졌던 모습과는 다르다. 가까운 사례가 2021~2022년이다. 당시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동안 원·달러 환율은 1080원 수준에서 1400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그런데 이번에는 6월 말 이후 코스피가 크게 밀리는 와중에도 환율이 내려왔다. 주가 하락을 곧바로 원화 약세와 연결하던 익숙한 해석이 잘 들어맞지 않는 셈이다.

박 연구원은 첫 번째 이유로 두 시장을 드나드는 돈의 흐름이 달라진 점을 꼽았다. 지난해 1월 이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누적 순매도는 200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매도 대금을 달러로 바꿔 가져간다면 외환시장에도 원화 약세 압력이 생긴다. 하지만 외환시장에는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도 들어온다. 반도체 수출 호황과 대규모 무역흑자가 원화 가치를 지지하는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iM증권은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4500억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흑자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더욱이 주요국이 재정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내의 경우 재정수지 규모가 올해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의 소폭 적자를, 내년에는 GDP 대비 1.6%의 흑자가 예상된다"며 "경제 펀더멘탈 측면에서 원화 강세 기조를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엔 환율도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과거처럼 달러·엔 환율이 한·일 수출경쟁력을 크게 좌우하는 요소는 아니지만, 원·엔 환율 하락 시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닛케이지수보다 부진했다"며 "그런 점에서 최근 830원 수준까지 급락한 엔·원 환율 흐름이 글로벌 주식시장과 국내 주식시장 그리고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간 차별화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결국 증시와 외환시장의 판단이 다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식으면 반도체 호황도 약해질 수 있다는 미래의 걱정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외환시장은 지금 확인되는 수출 호조와 흑자가 이어질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는 분석이다. 한쪽은 앞으로의 둔화를, 다른 쪽은 아직 이어지는 호황을 보고 있는 셈이다.


관건은 반도체 수출 호황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다. 과거 증시 조정기와 달리 수출과 무역흑자가 견조하다는 점에서 두 시장의 엇갈림이 일부 해소될 가능성을 봤다. 박 연구원은 "과거 조정국면 당시의 수출 및 무역수지 흐름이 현재와는 크게 다르다"라며 "결국 세계 증시와 국내 증시, 그리고 국내 증시와 국내 외환시장 간 차별화 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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