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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은 기업 생존의 보험료"…한·독 리더들, 제3국 공동 금융 진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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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APK '아시아 기업 금융' 대담
韓 외환시장 선진화와 재정 건전성 경쟁력 주목
"공급망 위기 속 자금 조달 현지화가 해법"

지정학적 갈등과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로 글로벌 자본 조달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 공급망 재편에 나선 기업들이 금융 손실을 막기 위해 '자금 조달의 현지화'와 '선별적 회복탄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한국의 외환시장 선진화와 양호한 재정 건전성은 국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 경쟁력을 지켜주는 핵심 기반으로 평가받았다.


'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APK 2026)' 2일 차를 맞은 3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이날 오전 세션을 마무리하는 '아시아 기업 금융: 지정학적 위험 속에서도 번창' 대담에서는 급변하는 글로벌 자본시장 속에서 기업의 생존 전략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알렉산더 폰 주어 뮐렌 도이치방크 아태 및 유럽·중동·아프리카(APAC & EMEA) 총괄 최고경영자(CEO), 장범식 아시아경제 대표(전 숭실대 총장), 니콜라우스 볼체 티센크루프 한국·일본·호주 총괄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장범식 아시아경제 대표가 3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APK 2026)' 대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알렉산더 폰 주어 뮐렌 도이치방크 아태 및 유럽·중동·아프리카(APAC & EMEA) 총괄 최고경영자(CEO), 장범식 대표, 니콜라우스 볼체 티센크루프 한국·일본·호주 총괄 대표. 김진영 기자 원본보기 장범식 아시아경제 대표가 3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APK 2026)' 대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알렉산더 폰 주어 뮐렌 도이치방크 아태 및 유럽·중동·아프리카(APAC & EMEA) 총괄 최고경영자(CEO), 장범식 대표, 니콜라우스 볼체 티센크루프 한국·일본·호주 총괄 대표. 김진영 기자

뮐렌 도이치방크 총괄 CEO는 각국의 국방비 증액과 재정 적자, AI 인프라 확장이 겹치며 자본 조달 비용이 치솟고 있다고 진단했다. 뮐렌 CEO는 "공급망 다변화는 비용 증가와 복잡성 증대, 수익성 감소로 이어지고 각국 정부의 국방비 지출 확대와 맞물렸다"며 "여기에 AI 붐까지 겹쳐, 현재 AI 관련 인프라 파이낸싱으로 발행된 부채만 이미 5000억달러(약 668조원)를 넘어섰다"고 짚었다.


그러나 이러한 자본비용 상승 국면이 한국에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뮐렌 CEO는 "한국 정부가 추진한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으로 외국인 투자자도 원화를 직접 보유·결제할 수 있게 되면서 원화 금융 시장의 깊이가 깊어졌다"며 "지정학적 마찰로 전 세계 금융 조달 비용이 치솟는 환경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들을 위한 금융 안전판으로는 현지 통화 기반 자금 조달을 제시했다. 뮐렌 CEO는 "과거 기업들은 본국 시장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해외 지사로 송금하는 방식을 썼지만, 러시아 사태에서 보듯 본국에는 부채만 남고 자산은 해외 관할권에 동결되어 버리는 참극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사업장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리스크를 관리하는 '자금 조달의 현지화'가 CFO와 재무팀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장범식 대표는 금융과 공급망에서 회복탄력성을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보험료'로 규정했다. 장 대표는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고, 여분의 재고를 비축하며, 만약을 위해 크레딧 라인(신용공여한도)을 열어두고 환 헤지를 실행하는 모든 것이 실질적인 비용"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이미 시장과 공급망, 부채 만기를 분산하며 그 보험료를 치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독 양국이 반도체, 배터리, 청정에너지, 산업용 AI 분야에서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제3 시장 공동 진출 모델도 제안했다. 장 대표는 "양국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몇 가지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민간 자본과 정부 재정, 한국수출입은행 등 공적수출신용(ECA)을 결합해 동남아시아와 같은 제3국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볼체 대표는 기업 생존을 위한 3대 원칙으로 다변화, 선별적 현지화, 글로벌 연결성 유지를 제시했다. 그는 "핵심 공급망과 자금 조달처를 다변화해 서랍 속에 항상 '플랜 B'를 둬야 한다"며 "개방성이 거세된 회복탄력성은 자칫 값비싼 보호무역주의로 변질해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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