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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짚은 '코인 과세' 전 풀어야 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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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킹·에어드롭 등 거래방식 정의 어려워
손실이월 공제 없어…같은 이익 다른 부담
"기본법 없는 상태서 과세는 염치없어"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과세 체계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현행법으로 다양한 가상자산 거래 방식을 포괄할 수 없을뿐더러 해외 거래소 이용 시 세원을 포착할 수 없어 국내 거래소 이용자와의 형평성 문제 등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코인 엑소더스,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승욱 기자 원본보기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코인 엑소더스,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승욱 기자

당장 내년부터 과세 시행하는데…정비 요소는 많아

안성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코인 엑소더스,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 과세 인프라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 소득세법 개정한 지 6년이 지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기반이 마련됐지만 세 차례 유예됐다. 내년 1월 과세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시장에선 과세 체계 마련 미비, 조세 형평성 등을 들어 다시 한번 유예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안 교수 역시 "과세 인프라가 완비됐냐는 점, 현행 소득세법이 에어드롭 등에 대한 과세를 포괄 가능한지, 해외 거래소의 세원 포착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거래소 이용자만 과세하는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현행 소득세법으로는 다양한 가상자산 거래를 포괄하기 어렵다. 가상자산을 빌려주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는 렌딩,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예치해 거래를 검증한 대가로 추가 가상자산을 받는 스테이킹 등이 대표적이다. 안 교수는 "가상자산 대여는 명확한 정의가 없고, 법률에 명시해야 하는데 고시에 담는다면 조세법률주의 위반 가능성이 있다"며 "스테이킹 등에 대해서는 과세가 가능한지 현 체계를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실 이월공제 문제도 있다. 소득이 같아도 부담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1년차에 가상자산 양도손실 1000만원을 기록하고 2년차에 양도이익 3000만원을 기록한 사람과, 1~2년차에 각각 양도이익 1000만원을 기록한 사람은 총 양도이익이 2년간 2000만원으로 같지만 내야 할 세금은 250만원가량 차이가 있다. 250만원을 초과한 실현소득의 22%로 부과되는 세금이 연도별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안성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코인 엑소더스,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승욱 기자 원본보기 안성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코인 엑소더스,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승욱 기자

해외 거래소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가상자산 무기한 선물 등 파생상품과 관련된 과세 사각지대도 제기됐다.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상임부회장은 "파생거래는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 정산만 있어서 자산 이전을 전제로 한 대여나 양도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무기한 선물 상품에 대한 과세를 봐도 해외거래소의 파생상품은 일반적인 파생상품으로 보기 어려워 과세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 시 세원 포착이 어려워 국내 거래소 이용자만 세금을 납부하는 형평성 문제, 과세가 안 되는 외환차익과 달리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원화로 바꿀 때 과세하는 데 따른 형평성 문제 등도 나왔다.


다양한 거래 포괄하는 과세 체계 마련…형평성도 고려해야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과세 환경에 대한 점검을 강조했다. 안 교수는 "과세 요건 관련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파악 못 한 세원 고려할 때 과세 형평성 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며 "지금 상황이라면 2028년 5월 첫 신고납부 이뤄질 텐데 그때까지 세제지원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상자산뿐 아니라 주식 등 전체 시장을 포괄하는 자본이득 과세의 틀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새로운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전제로 한 가상자산 과세 조건부 유예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주식시장 등 더 큰 시장에서 자본이득 과세의 틀이 있어야 가상자산 시장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며 "1~2년의 시간을 두고 새로운 금투세를 도입해 자본이득 과세 전반을 다루고 이 연장선에서 가상자산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코인 엑소더스,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승욱 기자 원본보기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코인 엑소더스,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승욱 기자

과세 전 국내 거래소로의 거래를 유인하는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나왔다. 안 교수는 "과세할 때 가장 우려되는 게 자금의 해외 이탈"이라며 "과세를 하더라도 거래를 양성화하고 세원을 포착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내 거래소 거래 시 세율을 차등화하거나 세액공제를 하는 등 유인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과세 시행 시 공제한도를 높이거나 적용 세율을 낮추는 완화책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안 교수는 "현재 250만원의 공제한도를 초기엔 늘려 안정적인 과세를 이끌고 추후 인프라 구축 시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했다. 문성훈 한림대 경영대학 교수는 "과세 충격에 따라 세율을 20%로 고집할 게 아니고 5% 정도 인하된 수준으로 시작하고 인프라나 해외거래 포착 수준을 봐서 단계적으로 세율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여당 내에서도 과세 유예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론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도 안 만든 상태에서 과세하겠다는 것은 염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본법을 만들고 이후 과세를 위한 조치로써 무엇을 언제까지 할지 기한을 줄 수 있도록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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