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혁명 시리즈 첫 번째 보고서 발간
자율주행차·도심항공교통(UAM)·드론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이동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도시 공간의 가치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심 접근성보다 선택의 폭·지역 경쟁력이 공간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삼일PwC는 이동혁명 시리즈의 첫 번째 보고서인 '이동혁명이 바꾸는 인간의 삶' 보고서를 4일 발간했다. 보고서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발전과 상용화 전망을 살펴보고 이 같은 변화가 공간구조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동혁명을 모빌리티 기술 발전으로 사람·기업·자본의 연결 범위가 확대되면서 사회경제 시스템이 변화하는 현상으로 본다. 기존의 소모되는 시간을 자율주행으로 업무나 휴식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과거 교통혁명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 중 로보택시와 드론은 2030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 확산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반 자율주행 승용차와 UAM이 대중화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 검증과 사회적 수용성 확보가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동혁명은 주거와 일자리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교통수단이 도시 간 이동시간을 단축하면 직주근접 제약이 완화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주거 선택지가 넓어지고 복수의 거점을 오가는 생활도 가능하다. 교육·의료·소비 서비스의 이용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동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지역 균형발전이 자동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소비·교육·문화 활동은 오히려 양질의 인프라가 집중된 중심지로 몰리는 '연결성의 역설(Connectivity Paradox)'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역교통망 발달에도 핵심 기능이 도쿄 중심으로 이뤄진 일본이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미래 공간의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이 생활 선택의 폭과 지역 고유 경쟁력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광역교통 허브 주변과 수도권 외곽·인접 중소도시, 강원·제주 등 체류형 생활거점, 의료·관광 특화도시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대도시 접근성에만 의존하거나 차별화된 산업 및 일자리 기반이 부족한 곳은 상대적으로 프리미엄이 낮아진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행정구역보다 실제 이동과 활동 범위인 생활권을 중심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하며 정책 목표도 생활인구 확대까지 넓혀야 한다고 정부에 제언했다. 고령자의 이동권도 의료 정책 등과 연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기업에는 실제 이동시간과 생활동선을 바탕으로 시장과 입지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연 PwC컨설팅 파트너는 "이동혁명의 본질은 새로운 교통수단의 등장이 아니라, 이동의 제약이 낮아지면서 개인과 기업이 누릴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데 있다"며 "이동이 쉬워질수록 사람들은 '얼마나 가까운가'보다 '왜 그곳이어야 하는가'를 따지게 되고, 공간의 가치도 교통 인프라 자체보다 그 지역만이 가진 경쟁력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기업은 연결성 확대에 그치지 않고, 이를 지역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기회로 이어가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