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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롯데쇼핑 등 유통업계, 신용도 하락에 자금조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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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최근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대형 소매 유통사들의 신용도 하락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유통 산업 전체가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고, 회사채 금리도 1년 새 두 배 가까이 오르며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1일 롯데쇼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도 16일 롯데쇼핑의 장기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A-로 낮췄다. 홈플러스는 전날 한국기업평가가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며 신용도가 A-에서 BBB급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신평사들이 유통업체들에 대한 신용도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공통적으로 장기간 실적 부진과 함께 취약한 재무건전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롯데쇼핑은 작년 매출액에서 전년 대비 3.7% 감소한 15조5811억원, 영업이익은 37.7% 줄어든 2156억원을 기록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소비패턴 변화로 유통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대규모 점포망 등 롯데쇼핑이 가지고 있던 사업적 이점이 희석되고 있어 확대된 집객 비용 부담이 경감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백화점과 가전양판 부문의 양호한 수익성이 할인점 및 슈퍼마켓의 부진한 실적과 이커머스 및 컬처웍스의 대규모 적자를 상쇄하고 있지만 부진한 사업부문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단기간내 유의미한 수준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5조284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387억원 흑자에서 83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유통사들의 신용도 저하 분위기가 뚜렷해지면서 향후 자금 조달 환경 역시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회사채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긴축 움직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시장 자체가 위축됐다. 회사채 금리도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오르며 이자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이달 중순 기준 국내 우량 회사채(AA급 이상)의 평균 이자 비용은 2.8%로 1년 전(1.3% 수준)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올 상반기까지 총 4400억원 사채 물량을 상환해야 한다. 당장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2400억원 규모 7년물(이자율 2.45%) 사채가 부담이다. 추가로 500억원 규모의 7년물(2.64%)과 1500억원 5년물(2.50%) 등이 기다리고 있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경우 회사채 시장이 좋았을 때에도 사업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피 현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전반적인 시장 자체가 더 안 좋기 때문에 발행이 잘 되기란 어려워 보인다"며 "지난해처럼 ESG 채권으로 발행할 경우에만 어느 정도 물량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환 물량은 1450억원 정도로 적은 편이지만 추가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화되면 문제가 커진다. 홈플러스는 과거 임대차보증금반환 채권을 넘기는 방법으로 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상환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레이팅 트리거(Rating trigger)를 활용했다. 신용도가 추가로 떨어지면 약 4000억원 내외의 유동화 차입금 조기상환 위험이 따른다. 장기신용등급이 BBB-이하 또는 단기신용등급이 A3-이하로 하락할 경우 채권자들이 조기 상황을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을 달았다. 현재 홈플러스의 장·단기 신용등급은 각각 A-와 A2-로, 3단계 더 떨어지면 트리거가 발동된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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