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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구리제품 수요 가격 상승 효과 톡톡..."올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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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구리가공업체
지난해 영업익 3141억 역대최대
전기동 t당 가격 1년새 3000달러↑
원자재 1년치 이상 재고 여유
총알도 국제적 수요 증가 예상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풍산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기업은 아니지만 ‘동전’과 ‘총알’을 만들며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구리 가공업체로 꼽힌다. 지난해 주력 상품인 구리 가공 제품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도 구리 가공업과 군용 탄 등 핵심 사업의 수요 증가로 탄탄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풍산은 1968년 풍산금속공업주식회사로 출발해 50년 넘게 비철금속 소재 산업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왔다. 2000년 창업주이자 부친인 류찬우 회장의 뒤를 이어 차남인 류진 회장이 20년 넘게 회사를 이끌고 있다. 풍산의 사업구조는 크게 구리나 구리 합금 제품을 생산하는 ‘신동 사업’과 각종 탄약류를 생산하는 ‘방위사업’으로 나뉜다.


매출은 신동이 74.2%, 방산이 25.8%를 차지한다. 신동 부분에서는 LS니꼬동제련 등에서 공급받은 구리(전기동)를 금속판이나 봉·선, 동전 등으로 가공한다. 방산 사업은 5.56㎜ 소구경탄부터 155㎜ 곡사포탄 등에 이르는 각종 군용 탄약은 물론 스포츠용 탄약, 추진 화약 및 탄약 부분품 등을 만들고 있다.


풍산은 지난해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풍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에서 전년 대비 159.2% 상승한 314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5.3% 오른 3조5095억원을 나타냈다. 풍산의 실적은 재고자산 평가손익과 단위 중량당 제품과 원재료 간의 가격 차이인 ‘롤마진’에 따라 결정된다. 주요 원재료인 전기동 가격이 상승하면 원재료 매입가 대비 제품가 상승효과가 나타나 영업실적이 개선되는 구조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해 1월 t당 7000달러 후반대였던 전기동 가격은 현재 1만달러를 넘는 사상 최고치 수준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풍산은 제품 가공을 위해 1년 이상의 재고를 쌓아두는데 전기동 가격이 오르면 재고자산 평가차익이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더해지는 효과도 누린다.


당분간 구리 가격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및 인프라 투자 확대로 구리 수요는 올해도 우호적인 흐름이 기대된다"면서 "오미크론 확산으로 구리 공급 회복 속도는 아직 빠르지 않아, 구리 가격은 9000달러 이상의 견고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풍산의 또 다른 수익원인 총알 판매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역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 상승 등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방산 매출액은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감소했는데도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5% 증가했다"며 "올해는 미국과 중동향(向) 탄약 수출이 탄탄한 가운데 내수 판매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실적 성장세가 다소 꺾일 가능성이 있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풍산의 매출액을 3조7307억원으로, 영업이익을 2285억원으로 전망했다. 매출액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6.3% 늘어나는 반면에 영업이익은 27.3%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구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상승 폭이 줄어 재고자산평가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예년 수준인 1000억원대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호실적을 유지할 것이란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풍산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이 내놓은 풍산에 대한 목표주가 평균치는 4만5000원이다. 전 거래일 종가 3만4300원 기준으로 31.2%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 이규익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기준 풍산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8배 수준으로 구리 가격과 신동 판매량이 올해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풍산의 현 주가 수준은 저평가 상태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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