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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美 Fed 부의장이 꼽은 '인플레 핵심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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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소비물가 상승률 완화돼
인플레 2% 위해 긴축은 유지
지표 하락 등 추세 지켜봐야



추석 연휴 기간 많은 사람의 관심사는 물가였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진행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럴 때는 자신보다 더 많은 정보와 식견을 갖고 상황을 내다볼 수 있는 인물이나 기관의 의견을 살피는 방법이 최선이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 'The Clearing House and Bank Policy Institute 연례 콘퍼런스'에서 한 연설은 최근 가장 참고할만한 내용으로 평가된다. 연설의 핵심 내용을 다섯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난 1년간 미국과 전 세계 인플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팬데믹을 겪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 측면의 다중적이고 복합적인 요인으로 심화했다. 올해 들어 미국의 경제성장 둔화, 인플레 가속, 재정·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소비자 지출이 억제됐다. 특히 소득의 4분의 3가량을 음식, 연료, 주거 등 필수 소비에 사용하는 저소득층에 타격이 심화했다.


둘째, 6월 이후 미국의 인플레 양상이 바뀌고 있다. 연료 등 에너지 가격은 하향 안정화되지만, 식량 가격의 상승 압력은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연료, 식품을 제외한 핵심 소비 물가상승률은 완화되고 있다. 수요 측면의 근원 인플레 압력 완화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인플레가 2% 이내로 다시 내려간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향후 몇 개월간의 물가상승률을 봐야 한다.


셋째, 인플레를 2%로 되돌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공급 제약의 지속적 완화, 수요 증가의 둔화, 기업 가격 정책의 마크업 하락의 조합에 달려 있다. 최근 미국 자동차 및 소매업의 마진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수요가 약화하는 과정에서 제품 가격 인하 압력이 존재할 것이다. 이럴 때는 금리에 민감한 내구재 수요를 떨어뜨려 인플레 압력을 낮추는 과정이 요구된다.


넷째, 노동시장은 양호한 상태다. 특히 구직자 대비 구인 수요는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팬데믹 기간 인력을 복원하고 충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직원 유지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상황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으며 다양한 노동시장 지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다섯째, 인플레 환경의 추가적인 안정과 2% 복귀로의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정책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등 통화 및 금융긴축 정책을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경제 환경은 불확실하고, 정책의 경로는 데이터에 의존, 정확한 행동 방침은 전망의 진화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브레이너드는 인플레가 어떻게 될지 장담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가 어떻게 발생하고 확산하여 왔는지, 향후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어떤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인지, Fed가 인플레를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신뢰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주장했다.


에너지, 원자재, 농산물 등 상품 가격의 상승과 중간재, 수입재, 최종재의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 압력은 완화되는 분위기다.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로 개인 소비지출이 감소한다면 근원 인플레 압력도 줄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추세적인 현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1~2개월의 지표 하락과 글로벌 공급 충격의 안정화가 필요하다. 추세적인 전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겨울철 난방 시즌까지의 수요, 공급의 안정화가 요구된다. 유럽과 한국 등의 인플레는 미국보다 안정되는 시기가 늦게 확인될 것인데, 원자재, 중간재, 수입재, 최종재 및 공공요금의 가격 인상이 즉각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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