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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서 두 달‥수입맥주 왜 마시죠?" 맥주 종주국 넘보는 韓 수제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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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인터뷰

썝蹂몃낫湲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제주=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두 달 간 컨테이너선을 타고 들어온 맥주와 국내서 갓 생산한 맥주, 어떤 맥주가 더 신선할까요?"


제주시 한림읍 제주맥주 본사에서 만난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현지에서 마시는 맥주 맛이 최고"라며 "드라이 컨테이너 운송 과정에서 과도한 열처리가 필요한 수입맥주들은 절대 국산 수제 맥주의 신선함을 따라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혁기 대표는 "국내 맥주시장은 90년대 대기업 주도로 시작된 '제1의 물결', 2010년 이후 4캔 1만원 수입맥주가 이끌기 시작한 '제2의 물결'을 지나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수제맥주가 사랑받는 '제3의 물결'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말 기준 국산 수제맥주가 국내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3% 규모다. 문 대표는 "앞으로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도 미국 수제맥주 시장 규모 정도인 20%까지도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전체 수제맥주 브랜드들이 각자의 독창성을 가지고 건강하게 잘 성장한다면 아직 7~8배 정도 더 클 수 있는 시장"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제주맥주의 성장세도 매섭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소매 판매시장에서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국내 맥주 '빅3', 하이네켄, 비케이(칭다오 수입사), 디아지오코리아(기네스 수입사)에 이어 제주맥주는 7위에 올랐다.


썝蹂몃낫湲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문 대표는 "제주맥주가 작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3개월 간 공급 부족에 시달렸음에도 수입맥주가 점령한 가정용 맥주시장에서 이 정도로 선전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올해 6월부터 장기간 지속된 품절현상이 해결됐고 더욱 공격적으로 수입맥주가 대변했던 시장 다양성을 제주맥주가 대체하며 시장 체질개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창업 7년만에 국내 7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제주맥주는 최근 유럽 수출도 시작했다. 롯데칠성음료와 생산 제휴를 맺어 물량 공급 문제를 해결하면서 영국과 독일 등에 수출을 시작했고, 시장에선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유럽에서 테스코와 코스트코 등 2만여 점포의 유통망, 레스토랑을 비롯한 유흥 매장 1200여개의 판로를 확보했다. 수출 대상국은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으로 추후 유럽 전역으로 넓힐 계획이다. 문 대표는 "손익분기점을 넘는 시기를 정확하게 언급하긴 어렵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귀띔했다.


생산공정 고도화와 해외 진출을 위한 신규 투자 준비 작업도 한창이다. 지난 5월 코스닥 상장을 통해 26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제주맥주는 인공지능(AI)을 접목시킨 스마트팩토리 시설투자를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베트남 현지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제주맥주가 단기간 내 국내 대표 수제맥주 브랜드로 자리잡고 상장까지 성공한 비결로 '인적자원'을 꼽았다. 제주맥주에는 문 대표를 비롯해 조은영 운영총괄이사, 권진주 마케팅총괄이사, 김배진 생산총괄이사 등 각 분야 전문성을 가진 임원들이 포진하고 있다. 조은영 이사는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현대해상, 삼일회계법인 등을 거쳤다. 권진주 이사는 해태음료, 하이트진로 등을 거쳐 제주맥주에 합류했다. 김배진 이사는 오비맥주에서 생산을 오랫동안 담당했다.


문 대표는 "창업후 7년이 지났지만 그만 둔 임원이 없다"며 "운도 좋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고 지향하는 목표가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년간 4번의 펀딩 과정이 있었는데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들어오지 않아 아찔했던 타이밍도 있었다"며 "올해 상장을 통해 더욱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해진 만큼 더 큰 도전을 하고 무거운 사회적인 책임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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