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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홈플러스, 유통점 ‘임대차보증금’ 넘기고 4000억 자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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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홈플러스가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넘기는 방법으로 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계속된 신용도 추락으로 회사채 발행 등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데다 3000억원 내외의 유동화차입금 조기상환 우려도 커진 상태다. 노조와의 마찰 등으로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실적까지 악화하면서 홈플러스의 유동성 대응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키움증권 주관으로 4000억원 어치의 현금 유동성을 마련했다. 유동화목적법인 이퀄라이저리테일유동화제일호(이퀄라이저1호)에 임대차보증금을 되돌려 받을 권리를 회계적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대가로 일종의 매각 대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이퀄라이지1호는 보증금 수령 권리(미래 현금흐름)를 담보로 대주단으로부터 2년 만기의 자산유동화대출(ABL)을 받았다. 만기 시 1년 추가로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이다. ABL로 받은 대출금은 다시 홈플러스에 보증금반환채권 이전 대가로 지급한다.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홈플러스가 토지와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면서 임대기간 만료 시 돌려받기로 한 보증금 수령 권한이다. 세일즈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등으로 유통점 토지 및 건물주에게 낸 보증금으로, 리스 기간이 끝나면 되돌려 받는다. 홈플러스는 현재 임차보증금을 재무제표에 고정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 보증금반환채권 매각으로 4000억원에 달하는 고정자산이 순차적으로 사라지고, 같은 액수의 현금이 증가한다. 보증금반환채권을 유동화를 위해 신설한 법인에 매각한 것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이 증가하지 않는 방식이다. 이 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유동성을 마련한 데에는 홈플러스의 경영 및 재무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년 간 계속된 신용도 하락으로 회사채 발행 등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고,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최근에는 추가 신용도 하락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신용도가 추가로 떨어지면 약 3300억원 내외의 유동화 차입금 조기상환 위험에도 직면한다. 과거 유동화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장기신용등급이 BBB+ 이하로 떨어지거나 단기신용등급이 A3+이하로 하락하면 채권자들이 차입금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놓았다. 홈플러스의 장·단기 신용등급은 각각 A-와 A2-로, 1단계 더 떨어지면 트리거가 발동된다.


점포 매각으로 일부 개선 추세를 보이던 재무구조도 다시 악화할 조짐을 보인다. 홈플러스는 리스 관련 신(新)회계기준 도입으로 4조5000억원을 상회하는 운영리스와 MBK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모두 차입금으로 전환되면서 4000억원을 밑돌던 순차입금이 한 때 7조1200억원까지 증가했다. 경기 안산점, 대전 둔산점, 대구점 등을 매각하면서 올해 2월 말 순차입금이 5조3000억원까지 줄었들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 운전자금 소요가 늘고 있다. 여전히 부채비율이 700%를 넘고, 차입금의존도도 50% 이상으로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리츠 상장으로 홈플러스 재무개선에 나섰다가 실패한 이후 점포 분리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노조와의 갈등 등으로 점포 매각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통업 경쟁 강도 강화와 코로나19에 따른 오프라인 유통점 실적 악화로 차입금 대응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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