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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CVC 펀드 결성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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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 블라인드 펀드 결성
우리은행·우리카드 등 LP 참여
VC인수 또는 설립 고민하다 캐피탈 활용키로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금융캐피탈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펀드를 결성했다. 디지털혁신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우리금융그룹의 벤처투자 비이클(vehicle)로 낙점된 만큼 향후 투자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캐피탈은 최근 결성총액 500억원 규모의 CVC 펀드를 조성했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이 출자자(LP)로 참여했다. 1차 클로징에 이어 총 2000억원 규모로 멀티클로징한다. 펀드 성격은 특정 기업에 투자하는 프로젝트 펀드가 아닌,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먼저 모은 뒤 투자처를 찾아 투자하는 방식의 블라인드 펀드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만 벤처캐피탈(VC)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벤처캐피탈을 인수하거나 설립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사 인수에 집중하는 상태”라며 “우리금융캐피탈을 통해 펀드를 조성한 만큼 당분간은 해당 펀드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자금을 확보한 위탁운용사(GP)인 우리금융캐피탈은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신기사의 경우 일반 벤처캐피탈의 형태인 창업투자회사보다 운신의 폭이 넓은 편이다. 향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슈어테크 등 우수한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신한금융(신한벤처투자), KB금융그룹(KB인베스트먼트), 하나금융그룹(하나벤처스), 농협금융(NH벤처투자)과는 달리 벤처캐피탈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지방은행인 DGB금융그룹은 하이투자파트너스(구 수림창업투자)를, BNK금융은 BNK벤처투자(구 유큐아이파트너스)를 인수했다. JB금융그룹은 J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이처럼 여러 은행이 앞다퉈 투자사를 확보했지만, 우리금융은 여전히 소식이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그룹 내 신기사인 우리금융캐피탈에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들어 그동안 꾸준히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F) 등에 자금을 베팅했지만, 최근 들어 출자 스탠스가 보수적으로 변한 점도 오버랩 된다. 외부가 아닌 내부 출자에 집중하며 자체적인 투자 역량을 키우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우리금융그룹의 디지털 분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Digital Innovation Lab)’과 우리은행의 혁신벤처기업 대상 직접투자 프로그램을 연계해 기업의 생애주기에 따른 적절한 지원도 할 계획이다. 일단 우리금융캐피탈을 활용하고 있지만, 향후 ‘우리’ 타이틀을 단 벤처캐피탈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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