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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그룹 승계구도에 돌발 ‘오너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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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의 보유 지분 가치 7조3000억원
서정진 회장,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7.19% 보유 중
호적 등재 두 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 때 각각 6000억 확보 가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돌발 '오너 리스크'가 불거졌다. 서정진 회장이 혼외자인 두 딸을 호적에 올리면서 승계구도에 변수될 발생할 여지가 생겼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원가정법원 성남지원은 지난해 6월 조정 성립에 따라 서 회장에게 20대와 10대 두 딸이 친생자임을 인지하라고 결정했다. 서 회장은 두 딸을 법적 자녀로 호적에 등재했다. 법적으로 서 회장의 상속 재산을 나눠 가질 사람이 두 명 더 늘어난 것이다.


서 회장은 부인 박경옥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은 핵심 경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딸이 호적에 등재됨에 따라 이들의 지분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썝蹂몃낫湲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정진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2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셀트리온그룹 계열사 이사회 공동의장을 맡아 3개 상장사의 합병과 인수·합병(M&A) 투자 등 그룹 현안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유의 속도경영으로 그룹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복귀 두 달이 지나기도 전에 승계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는 혼외자 문제가 불거졌다.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핵심 계열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각각 20.04%, 24.27%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7.19%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이 공식적으로 승계 문제를 언급한 적은 없다. 그러나 재계는 장남을 중심으로 승계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석 의장은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제약 사내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현행 상속법은 유언이 없다면 생존 배우자가 자녀보다 1.5배 더 많이 재산을 받도록 하고 있다. 나머지 재산은 자녀가 똑같은 비율로 나눠 갖도록 했다. 두 딸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두 아들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27.77%를, 부인 박경옥씨는 41.66%를 받을 수 있다. 두 딸이 호적에 등재되면서 박씨 몫은 26.51%로 줄어든다. 두 아들이 상속받을 수 있는 지분도 17.67%로 감소한다.


서 회장이 증여로 후계자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큰 만큼 법정 상속분은 의미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두 딸은 상속분이 현저히 적다는 판단이 들면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할 수 있다. 최소한 상속법이 정한 몫의 절반은 받을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자녀들은 부친 사망 후 자동 상속인이 되고 유언이나 타인에 증여 등으로 상속분이 줄어도 유류분 일부는 소송으로 받을 수 있다"며 "증여는 임의로 재산을 주는 계약이라 별다른 증여 약정이 없는 한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홀딩스 가치는 보유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3일 종가 기준으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시가총액은 각각 23조3000억원, 11조1000억원이다. 셀트리온 지분 20.04%는 4조66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24.27%는 2조6900억원에 이른다. 셀트리온홀딩스가 보유한 두 계열사 지분 가치만 7조3500억원 규모다. 경영권 지분이라는 점에서 매각 때는 할증 요인도 있다. 두 딸이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 나서면 적어도 각각 6000억원이 넘는 지분을 상속받을 수 있는 셈이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데다, 셀트리온홀딩스 지분을 97% 이상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승계구도는 서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두 아들 가운데 한명에게 셀트리온홀딩스 지분을 50% 이상 몰아주지 않았을 땐 두 딸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상속세 마련을 위해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오너 일가 외의 인물이 셀트리온 그룹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까지 생길 수 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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