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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의 상장사]②기산텔레콤, 수주부진에 실적?재무악화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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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4월은 코스닥 시장에서 잔인한 달이 된다.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가 나오는 시기로 보고서에 담긴 내용에 따라 상장기업들이 상장폐지가 되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해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한 기업들은 대규모 자금조달이나 구조조정 등을 실시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아시아경제는 적자가 지속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현재와 과거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예상하며 투자자들의 투자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통신 중계기 전문 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기산텔레콤이 4년 연속 영업적자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 2018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3분기까지도 적자 상태다. 4분기 실적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여부가 갈리게 된다.


1994년 설립된 기산텔레콤은 이동통신 중계기, 와이브로(Wibro) 중계기 등 다양한 통신 중계기를 개발?생산하면서 성장했다. 주력 제품은 건물 내부(In-building) 솔루션인 분산안테나시스템(DAS) 중계기와 무선송수신장치(WiFi AP)다. 설립자인 박병기 대표를 비롯한 가족들이 35.2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수주 감소로 원가율 상승…고질적 저마진 구조 늪


기산텔레콤은 수주 감소로 매출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2012년과 2013년 500억원에 육박했던 매출은 2018년 말 24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5년 사이 매출이 반토막난 셈이다.




매출 감소로 단위 원가가 증가하면서 80%를 밑돌던 원가율은 85% 수준으로 증가했다. 매출에서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17%에서 지난해 말 27%로 증가했다.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매출액을 넘어서면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3년째 영업적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1~3분기에는 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KRX)는 바이오기업 등 특례 적용 종목을 제외하고 4년 연속 적자가 난 기업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잇따른 적자로 자기자본도 빠르게 감소했다. 2015년 387억원이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273억원으로 줄었다. 약 4년동안 100억원 이상의 누적 손실을 반영한 수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산텔레콤 생산 제품이 대부분 수익성이 낮은 저마진 구조의 제품인데다 과거 4G 통신장비를 대규모로 수주한 이후로 계속 수주 실적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면서 "5G 수주 성과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적자 지속 또는 저수익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금고갈로 단기차입 확대…무차입기조 종언


재무적 안정성을 강조하며 무차입 기조를 이이온 덕분에 차입금 부담은 크지 않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49억원에 불과하다. 차입금을 소폭 상회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보유 현금만으로도 차입금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간의 실적 부진으로 보유 현금이 고갈되면서 지난해부터 차입을 늘리기 시작했다. 2015년말 기준 200억원을 넘어섰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9월말 45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금 보유량과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액이 크게 줄어들어, 연구개발(R&D) 투자나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규 차입이 불가피해졌다.


기산텔레콤은 지난해 8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 35억원을 빌렸다. 당좌차월로 11억4000만원, 사모사채 발행으로 12억원 등을 차입했다. 이 돈은 서울 고덕 강일 공공주택지구 내 자족기능시설 건설용 토지 매입에 사용했다.


이에 따라 단기차입금은 기존 23억원에서 58억원으로 증가했다. 차입금의 대부분이 1년 이내에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수주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되지 않으면 단기차입금을 위주로 한 차입금 확대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위산업?항공 등 비상장 계열사 자금지원 부담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도 재무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기산텔레콤은 현대제이콤 71.73%, 모피언스 81.69%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이콤은 군 통신 및 보안 장비를 생산하는 방산기업이다. 모피언스는 항공 무선통신 장비를 전문 기업으로 항공용 항향안전시스템을 개발해 공항에 보급하고 있다.


기산텔레콤은 방산 및 항공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차례에 걸쳐 계열사에 출자하면서 현대제이콤에 97억원, 모피언스에 27억원, 미국 법인 26억원 등 총 149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계열사들의 잇따른 실적 부진으로 약 60억원 가량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또 단기대여금 형태로 78억원을 계열사에 빌려줬다. 모피언스가 우리성장파트너십을 상대로 발행한 30억원 전환사채(CB)에 보증을 서는 등 계열사 우발채무도 60억원을 넘는다. 40억원 가량의 장단기금융상품을 관계사 대출의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반면 계열사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현대제이콤은 2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순이익은 최근 3년 평균 3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모피언스는 현재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4분기 실적 따라 관리종목 지정 판가름


기산텔레콤은 통신사업자를 위한 중립형(Neutral) 중계기를 개발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또 중간 판매상(VAR)과 협력해 유럽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한일간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아직 해외 사업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적을 흑자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대규모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산텔레콤은 국내에서 KT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2018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2년동안 67억원 규모의 중계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올해 8월까지 총 77억원어치의 광중계기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3분기 적자 규모가 크지 않아 4분기 성과에 따라 연간 실적이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도 "5G 중계기 수주가 일어나고 있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수주가 활발하지 않아 연간 실적 흑자 전환을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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