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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국보, 카리스·흥아해운에 당하고… 벅시도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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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코스피 상장사 국보(옛 카리스국보)가 유사운송업체 ‘벅시’를 인수했다. 카리스와 협업에 실패하고 흥아해운 인수도 실패한 후 선택한 신사업이다.


하지만 벅시 상황도 녹록지 않다. 국보에 유보 현금이 많지 않아 투자 여력이 없을뿐더러 벅시 자체도 ‘타다’와 유사한 사업 방식 때문에 논란이 끊이질 않아서다.



◆카리스·흥아해운 잇단 실패… 주가도 1/4 토막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폴리염화비닐(PVC) 가드레일 회사 ‘카리스’는 코스피 상장사 국보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유상증자로 총 69억원을 투자해 국보 지분 22.53%를 확보한 것이다. 국보의 사명도 ‘카리스국보’로 변경했다.


인수 후 카리스는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전용도로 PVC 가드레일 설치 사업을 진행한다며 국보와 47억원 규모의 PVC 가드레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국보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과 화물보관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그런데도 PVC 가드레일 공장을 임차해 물건을 제조하고 카리스에 납품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이 계약은 무산됐다. 공시에 따르면 카리스가 중도금 납입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국보 측 관계자에 따르면 국보는 PVC 가드레일 제조로 이미 40억원가량을 지출했다.


이후 국보 경영진은 카리스와 결별한다며 새 최대주주를 물색했고, ‘코어센드’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제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코어센드는 자본금 5000만원의 유한회사다. 다수의 투자자를 묶기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셈이다. 국보는 코어센드에서 투자받은 자금으로 흥아해운을 인수하려 했다.


지난해 11월 국보는 흥아해운의 최대주주인 페어몬트파트너스, 리얼티디아이파트너스 등에게서 흥아해운 지분 14.05%를 112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육로 물류 전문인 국보가 흥아해운으로 해상 물류업까지 진출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흥아해운 인수도 계약금 7억원만 지급하고 무산됐다. 국보 관계자는 “해양수산부와 채권단의 반대로 인수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계약 무산으로 인한 공시번복을 이유로 국보에 벌점 9점과 제재금 7000만원을 부과했다.


계약과 인수합병 등이 무산되면서 국보 주가도 고꾸라졌다. 지난해 7월 초 8000원을 웃돌던 주가는 지난해 말 2300원대로 약 71% 하락했다.


◆벅시, 적자에 택시업계와 불협화음까지 ‘첩첩산중’


상처만 남은 국보가 새 활로로 찾은 회사는 ‘벅시’다. 2015년 설립된 벅시는 11~15인승 렌터카 승합차 호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타다’와 비슷하게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보는 이태희, 이재진 벅시 공동대표의 지분 4008주를 20억원에 취득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지분까지 합쳐 총 6508주(34.18%)를 보유해 벅시의 최대주주가 됐다. 2018년 기준 벅시는 매출액 3억원, 순손실 9억원을 기록했다. 2016, 2017년에도 각각 7억8000만원, 6억4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에 적자기업인 국보가 전폭적인 지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보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별도 기준 영업손실을 이어왔다. 코스닥 기업이었으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도 67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지난해 운전자금 대출과 사채 등이 급증해 부채비율도 315%로, 기존 대비 56%포인트 증가했다.


아울러 벅시의 사업방식이 최근 재판을 받고 있는 타다와 유사한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전날 검찰은 이재웅 쏘카 대표 등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향후 법원의 선고에 따라 벅시의 사업 성패도 갈리는 셈이다. 실제 부산 지역에서는 택시기사들이 벅시의 영업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하현 국보 대표는 “벅시는 택시와 같은 배회영업을 하지 않아 2017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적법한 서비스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또 벅시의 모빌리티 기술과 운송시스템을 기존 사업인 육로 화물운송업에 접목해 회사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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