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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의 상장사]오리엔트바이오, 8년간 손실 누적 '자본잠식' 도돌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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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증시에선 유력 대권 주자 후보자에게 ‘베팅’하는 투기성 자금도 급증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2022 대선주자 지지율’ 상위권 인사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윤 전 총장과 대학 동문이 경영진으로 있는 상장사 주가 변동성도 커졌다. 아시아경제가 정치 테마주 사업성과 재무 안정성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선 후보 부상으로 주가가 급등한 오리엔트바이오가 8년째 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험동물 내수 시장의 한계로 매출 성장이 더딘 가운데 신규 투자를 잇따라 집행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다. 장기간 순손실이 누적되면서 수년 동안 자본잠식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지사가 오리엔트그룹 시계 공장에서 일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룹 계열사인 오리엔트바이오와 오리엔트정공이 주식시장에서 일명 이재명 관련주로 들끓고 있다.

점유율 70% 과점 사업자인데 8년째 적자

오리엔트바이오는 실험동물 분야에서 시장점유율(MS) 60~70%를 보유한 과점 사업자다. 경쟁사들이 대부분 영세 업체여서 국내에서는 경쟁 상대를 찾기 어렵다. 그만큼 해당 분야 내수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 실험용 설치류, 영장류, 비글 견 등을 사육해 대형 제약회사와 생명공학연구소, 병원과 학교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워낙 작아서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 동력을 얻기 어렵다.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실험동물 분야의 전체 시장 규모는 약 500억원에 불과하다. 오리엔트바이오는 최근 영장류 수출 등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간 300억원 내외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치고 있다.


(시계 방향으로) 오리엔트바이오 김상년 부사장, 장재진 회장, 위스콘신 주지사 Scott Walker, RPRD사 CEO Ulrich Broeckel, CBOCarter Cliff 썝蹂몃낫湲 (시계 방향으로) 오리엔트바이오 김상년 부사장, 장재진 회장, 위스콘신 주지사 Scott Walker, RPRD사 CEO Ulrich Broeckel, CBOCarter Cliff


지난해 3월(회계연도 2019년, 3월 결산 법인)에 별도 기준으로 305억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020년 3분기 누적 매출은 2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억원 증가했다. 실험 장비 등 바이오장비 부문도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연간 매출이 50억~60억원 정도에서 늘지 않고 있다.


매출 성장이 장기간 정체된 가운데 고정비 부담으로 8년째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수출을 목표로 비글 사육 등을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했지만, 판로 개척 등이 지지부진하면서 투자액이 고스란히 고정비 부담이 됐다. 영장류 부문도 매출 단가가 낮아 수익성에는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발모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및 임상 비용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오리엔트바이오의 매출원가율을 94% 수준으로 상승했다. 한때 98%까지 올랐다가 최근 매출이 늘고 원가 요인이 다소 줄면서 다소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의 30%에 달하는 판관비 지출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리엔트바이오는 지난해 3월 119억원의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3분기 누적으로 22억원 적자다. 올해 3월 연간 실적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부터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셈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 내수 시장에 한계가 있고, 수출도 여의찮은 상황"이라며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실 누적으로 ‘자본잠식’…투자·계열 지원에 현금흐름 악화

오리엔트바이오는 매년 당기순손실이 누적되면서 재무구조가 빠르게 악화했다. 지난 7년간의 누적 순손실이 약 800억원에 육박한다. 연평균 매출이 200~3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평균 매출의 절반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장기간 자본잠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3년 8월 100억원, 2015년 6월 275억원, 2019년 2월 3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되고, 지난해 8월에도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118억원의 자본을 유치했다. 기존에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BW)도 주식으로 바뀌면서 증자 효과를 봤다. 하지만 손실 폭이 커서 여전히 부분 잠식 상태다.


지난해 무상감자를 실시해 일시적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면하는 듯했으나, 주가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다시 자기자본이 자본금을 밑도는 상태가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지 않으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금흐름도 악화하는 추세다. 실적 악화로 영업현금흐름(OCF)을 제대로 창출하지 못하는 가운데 운전자본 부담에도 시달리고 있다. 매출처가 대부분 병원, 제약회사, 대학교, 연구소 등으로 매출채권 회수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을’의 위치에서 가격 협상력도 높지 않아, 실적 개선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더불어 계열사 지원과 설비 교체 등에 자금을 투입해 잉여현금흐름(FCF)도 대규모 적자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본사, 가평센터, 음성센터, 정읍센터 등 주요 포스트 설비 투자에 수백억원을 투입했다. 계열사인 오리엔트정공과 오리엔트시계에 대한 신규 출자와 지분 취득에 약 80억원을 사용했다. 2017년에는 미국 OBC 지분 취득에 159억원을 사용하고 출자전환으로 다시 46억원을 투입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설비투자와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이 지속되면서 현금흐름이 악회되고 있다"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본질적인 재무 개선도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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