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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아스트, 공모 BW로 몰린 자금…항공기 부품업 바닥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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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청약률 1만1198.63% 기록
백신 접종 후 여객 수요 살아나면 매출 회복 기대
300억 조달해 296억 채무 상환하는 데 사용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항공기 제조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항공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각국의 항공사는 항공기 주문을 취소하거나 기존 투자계획을 연기했다. 국내 항공기 부품 제작업체 아스트도 매출이 감소했고 현금흐름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아스크는 채무 상환을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공모로 발행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스트는 3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해 2018년 발행한 전환사채(CB) 원리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표면금리는 연 1.0%이고 사채권에 대한 만기보장수익률(YTM) 및 조기상환수익률(YTP)은 3개월 복리 연 3.0%를 적용한다. 신주 인수가격은 5830원이고 만기일은 2023년 10월19일이다.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 결과 청약률 1만1198.63%를 기록했다. 아스트 BW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에 따른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백신을 본격적으로 접종하고 있다. 집단 면역이 생겨난다면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산업이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년여 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항공업의 투자도 다시 증가할 수 있다.


항공기 부품 생산업체인 아스트는 보잉의 주력 생산기종인 737 기종의 꼬리날개가 부착되는 후방동체와 항공기의 격벽으로 사용하는 벌크헤드(Bulkhead)를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후방 동체는 고도와 방향을 조정하는 꼬리 날개를 부착하기 때문에 하중 압력이 높다. 중앙 동체와 다르게 곡면과 굴곡이 많아 정밀한 가공 및 조립이 필요하다.


항공기 부품산업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기술력과 까다로운 인증절차, 항공기 생산업체와의 신뢰관계 구축 등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까다롭다. 일반적으로 공급 기종이 단종될 때까지 납품하고 해당 부품 공급사도 1~2개사에 불과하다.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갖추고 아스크 매출액은 2017년 972억원, 2018년 1170억원, 2019년 1446억원으로 꾸준하게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아스트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3분기에만 영업손실 197억원을 기록했다.



항공기부품 제조업 특성상 구매, 생산, 운송, 납품, 인도 후 채권회수까지의 기간은 약 285일이 소요된다. 매출이 늘어나던 가운데 갑작스럽게 인도 지연과 주문 취소 등이 이어지면 운전자금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수입에 의존하는 원자재를 매입할 땐 다음달 결제를 해야 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아스트 재고자산 보유금액은 1725억원 규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보잉을 비롯해 주요 완제기 제조업체의 재고자산이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보잉의 항공기 감산 결정에 따른 고객사의 주문 물량 감소 영향으로 아스트의 운전자금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아스트 부채비율은 191.4%, 차입금의존도는 53.2%다.


재무구조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2년 전 발행한 CB 조기상환 요청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아스트는 2018년 10월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CB를 발행해 260억원을 조달했다. 발행 당시 전환가는 1만1191원이었으나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 조정으로 전환가가 8476원으로 낮아졌다. 현재 아스트 주가는 550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환가와 주가의 괴리를 고려했을 때 CB를 보유한 투자자가 조기 상환 요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아스트는 BW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 가운데 260억원을 사용해 CB 원리금 상환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한다. 남은 자금은 KB증권으로부터 빌린 대금 30억원을 갚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4억원가량은 원재료 구매 대금으로 지출한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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