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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대란]유틸렉스, 2년 전 발행한 CB 만기 전 상환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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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가 밑도는 주가에 만기전 상환 요구
주주배정 증자로 내년까지 운영비 조달
최대주주 지분 희석으로 임상 성공 절실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업체 유틸렉스가 2년 전 발행한 전환사채(CB)에 대한 상환을 지속하고 있다. 주가가 전환가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은 만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조기 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틸렉스는 1회차 CB 48억8000만원어치를 만기 전에 취득하기로 했다. 취득 후 14억6000만원 규모의 CB만 남는다. 앞서 지난 8월에도 124억4000만원어치 CB를 취득해 소각했다.


유틸렉스는 2020년 5월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1회차 CB를 발행해 290억원을 조달했다.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이자율 0%로 발행했기 때문에 유틸렉스는 만기까지 채무를 상환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기준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유틸렉스 CB를 보유한 투자자는 전환할 가능성이 작다면 하루라도 빨리 풋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기회비용을 줄이는 선택일 수 있다. CB 발행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유틸렉스 주가는 7000원 선으로 전환가 1만5295원을 밑돌고 있다. 국내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4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하락률 32.7%보다 부진하다.


유틸렉스는 최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당초 계획은 700억원가량 조달하는 것이었지만 주가 하락으로 조달 규모를 축소했다. 내년 말까지 들어갈 임상비용을 확보했다. 신주인수권 증서를 보유한 구주주 대상 청약에서 청약률 76.44%를 기록했다. 실권주는 일반공모 청약을 통해 발행했다.


유틸렉스는 새로운 면역 치료제를 개발해 암과 자가면역질환 같은 난치성 질환을 부작용 없이 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5년 설립한 바이오 벤처다.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개선한 차세대 면역항암제인 T세포치료제, CAR-T세포치료제, 면역 조절 항체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킬러T세포를 활성화해 항암효과를 극대화하는 면역항암제 개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가 최초로 발견한 면역관문활성물질 4-1BB는 ▲킬러T세포의 세포 독성 활성화 ▲면역 기억 강화 ▲생존 능력을 강화하는 역할 등을 담당한다.


최근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남은 CB에 대한 상환 요구도 무리 없이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증자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인 유틸렉스는 임상을 진행하면서 파이프라인 효능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유틸렉스는 체내 1조개에 달하는 T세포 가운데 환자 암에 반응하는 1만개 T세포를 분리 배양하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T세포 추출배양기술을 적용한 T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대장암과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을 치료하는 EU101은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2상을 하고 있다. 면역관문 물질 VSIG4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 EU103은 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5년까지 임상 2상을 마치고 기술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적지 않은 임상 비용을 매년 투자해야 하는 가운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대로 낮아졌다. 앞선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권병세 대표는 배정 주식의 30%만 인수했다.


최대주주 측 추가 투자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유틸렉스는 계획보다 적은 금액을 조달했다. 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다 쓰기 전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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