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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대란]우리기술, 풋옵션 요구에 50억 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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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업부문 호조로 실적 개선
전환가 밑도는 주가…1년 전 발행 CB 풋옵션 행사
CB 잔액 150억, 주가 따라 전환권 행사 가능성도 열려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우리기술이 과거 발행했던 전환사채(CB)에 대한 조기 상환 요구가 이어지면서 보유 현금이 감소했다. 원전 사업 부문을 앞세워 실적이 좋아지고 있지만, 전환가가 현재 주가보다 높은 데다 약정 이자율도 낮아서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기술은 지난해 11월 발행한 12회차 CB 가운데 50억원을 상환했다. CB 투자자가 조기상환 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원금과 이자 1억원가량을 더해 51억원을 지급했다. 전환가는 현재 주가 1600원보다 18%가량 높은 1890원이다.


우리기술은 1년 전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위한 운영자금을 마련하려고 1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에스티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전량 인수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1.0%, 3.0%다. 주가가 하락했을 때 전환가는 1560원까지 낮출 수 있는 조건을 포함했다.


지난 8월 말까지 2000원 선을 유지하던 우리기술 주가는 지난달 13일 연중 최저가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다 CB 전환 청구에 따른 오버행 이슈도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기술은 올해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48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68%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원전 사업 부문에서 예비품 공급과 유지보수 사업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우리기술은 2008년 원전 3대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인 계측제어시스템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들어 기존 설비 공급에서 원전정비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신규 매출도 발생했다. 지난 8월 신한울 1호기 제어계측설비(MMIS)에 대한 경상정비를 시작했다.


우리기술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수출하는 한국형 원전 핵심 설비를 공급할 것"이라며 "사업 부문 성장이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기술은 원전 사업 부문 특성상 올 4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하고 신한울 3호기와 4호기 건설 재개를 결정했다. 노후 원전 10기 가동 기간도 연장하는 등 정부의 원전 활성화 정책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기술 유동 자산 규모는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말 619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747억원으로 커졌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79억원에서 123억원으로 줄었지만,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은 47억원에서 126억원으로 늘었다. 기타유동금융자산도 113억원에서 234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상환한 50억원을 제외하고 150억원 규모의 CB 잔액이 남았다. 추후 주가 상황에 따라 투자자는 전환하거나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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