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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얼어붙은 IPO 시장…코스피 공모금액 96%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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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兆) 단위' 대형 공모주 실종…넥스틸·두산로보틱스만 코스피 상장
17일 상장 예정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올해 코스피 최대 공모주 기록 전망
고금리 기조 악영향…중소형주 중심 코스닥 IPO는 그나마 선전


올해 고금리 기조가 연중 내내 이어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예년과 달리 '조(兆) 단위' 대형 공모에 도전한 기업이 아예 사라지면서 연간 총 공모금액 규모가 2012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기업 공모금액은 총 5017억원(1월초~11월3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공모금액(13조1455억원)과 비교하면 96% 급감한 수준이다. 재상장이나 이전상장을 제외하면 올해 코스피에 데뷔한 신규 종목은 넥스틸(8월21일 상장)과 두산로보틱스(10월5일 상장) 두 곳뿐이다. 그나마 두산로보틱스가 4212억원의 공모에 성공하면서 그중 큰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연초에 LG에너지솔루션이 12조7500억원의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에 성공했다. 앞서 증시 최대 호황기였던 2021년에는 크래프톤(4조3098억원), 카카오뱅크(2조5525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2조2459억원), 카카오페이(1조53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조4917억원), 현대중공업(1조800억원) 등 조 단위 공모에 성공한 기업이 6곳이나 배출됐다. 지난해 1곳에 그친 데 이어 올해는 전무한 상황이다.


과거 연간 공모금액과 비교해 봐도 현재까지 집계된 코스피 공모 규모는 2012년(430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오는 17일 상장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5240억원 규모의 공모에 성공할 경우 연간 집계로는 1조원을 겨우 넘길 전망이다. 박세라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올해 IPO 기업 수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공모 규모는 2019년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IPO 시장이 냉각된 배경은 연초만 해도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살아있었는데, 예상보다 긴축 모드가 장기화되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급격히 뛰는 등 자금이 급격히 안전자산으로 쏠린 탓이다. 또 예상치 못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 전쟁 등 대외 변수도 악재로 작용했다. 불확실성 속에 기대를 모았던 케이뱅크, 오아시스, 서울보증보험, 현대엔지니어링 등 상장계획을 철회한 기업도 속출했다.


IPO 시장에서 대형주가 고전한 것에 비해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시장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올해 코스닥시장 총 공모금액은 2조1080억원이다. 앞서 2021년(3조5810억원), 2022년(2조9690억원)에 이어 2년째 내리막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코스피에 비해서는 낙폭이 적었다.


올해 들어 월별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보다 일반청약 경쟁률이 대체로 높았다는 점도 특징적인 부분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은 IPO 시장에 대해 보수적으로 대응하면서 낮은 경쟁률을 보인 반면, 일반투자자는 마땅한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하고 IPO 시장에 대해 기관 대비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대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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