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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떨어진 공매도'…비중 높은 20종목 가운데 절반이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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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위 10종목 중 5개 종목 코스피보다 상승률 낮아
코스닥 상위 10종목 중 4개 종목 코스닥보다 상승률 낮아
"최근 시장 반등의 동력은 고금리 부담 완화"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지 만 2주가 지난 가운데, 그간 공매도 비중이 컸던 종목들의 주가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치부됐지만, 정작 공매도를 금지한 이후에도 주가 반등 효과는 크지 않았다. 국내 주식시장의 일시적 변동성만 키웠을 뿐 '글로벌 스탠더드'와 더욱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이 가장 컸던 종목 각 10개를 대상으로 지난 2주(11월 6~17일)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총 20개 종목 중 9개 종목이 코스피(4.29%) 및 코스닥(2.18%) 지수 상승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비중은 금융당국이 갑작스럽게 '공매도 전면 금지'를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3일을 기준으로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호텔신라로 7.64%에 달했다. 하지만 호텔신라 주가는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지난 2주 동안 주가가 1.23% 오르는 데 그쳐 코스피 상승률을 한참 밑돌았다. 공매도 비중이 5.73%를 차지하며 두 번째로 높았던 롯데관광개발은 정책 발표 이후 오히려 주가가 3.47%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비중 상위 10개 종목 중 5개 종목은 코스피 수익률보다 부진했다. SKC가 17.28% 오르며 유일하게 두 자리대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비중이 큰 10개 종목 중에서는 4개가 코스닥 상승률을 하회했다. 공매도 비중이 7.02%인 엘앤에프는 공매도 금지 이후 주가가 1.13% 떨어졌다. 공매도 비중 6.02%였던 에스티큐브 주가는 지난 2주 동안 8.29%나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몰린 이차전지 대표 종목이라 할 수 있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주가가 각각 6.59%, 3.48% 올랐다.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 2주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던 개인 투자자가 오히려 3조원 가까이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만 1조93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2조7710억원 순매수했고, 기관도 6320억원치 주식을 사들였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는 불필요한 변동성만 야기했을 뿐"이라며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가장 뜨거운 이차전지 섹터 역시 이달 들어 테슬라가 월간 11%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공매도 금지와 그에 따른 쇼트커버링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공매도 금지 조치는 '소음'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고금리 부담 완화가 최근 시장 반등의 본질이며, 공매도 금지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공매도는 미국을 포함한 다수 선진국에서 도입해 운영하는 만큼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가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멀어졌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외국인 접근성이 제한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불투명해졌다는 우려가 존재한다"며 "이번 조치로 내년 6월 관찰국 목록 등재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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