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HIV바이러스 이용 에이즈백신 개발
핵심기술 SUV-MAP으로 면역항암제 확장
“세계 최초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전체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에이즈 백신을 개발 중입니다. 미국 FDA에서 큰 관심을 보였고 임상 2, 3상을 함께 진행하는 신속심사 제도(패스트트랙)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균 크레오에스지 대표는 아시아경제와 서울대학교 내에 위치한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만나 회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크레오에스지는 국내 1호 UN 산하 국제기구인 IVI에 유일하게 입주한 바이오 기업이다.
크레오에스지는 2004년 설립된 IT서비스 전문업체다. 2005년 바이오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목표로 이뮤노백스바이오(구 스마젠)를 자회사로 편입해 에이즈백신 개발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올해부터는 바이오 전문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자회사를 맡고 있던 이상균 박사를 대표로 선임하고 자회사를 합병했다.
이상균 대표는 서울대 학사 및 석사를 마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생명과학 기술연구원에서 안전성 센터장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LG생명과학 출신 기업인들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알테오젠과는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비즈니스 관련 자문을 제공 중이며 리가켐바이오의 창립 멤버로 신약 개발 프로세스 구축을 진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상균 대표는 “에이즈백신 분야에서 HIV 전체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다”며 “특허를 받은 HIV 사독화 공정 기술과 HIV 바이러스 생산 세포주 및 배양법 기술이 있어 계속 변화하는 HIV에 대응하는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오에스지의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는 전체사독 에이즈백신 ‘SAV001’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크레오에스지의 에이즈백신은 HIV 전체를 항원으로 사용한다. 바이러스의 모든 구조를 백신이 포함하고 있어 효력을 증대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조만간 미국 FDA 인증 수준의 임상 시료의 생산 및 분석을 마치면 바로 임상2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임상 2상 시험 설계 및 계획에 대해 FDA 타입C 미팅을 통해 의견을 조율했고 2상 및 3상을 함께 진행하는 신속심사 제도(패스트트랙)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크레오에스지의 핵심기술은 약독화한 재조합 수포성 구내염 바이러스 기반 바이럴 벡터 플랫폼 ‘SUV-MAP’이다. 이 기술은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백신 개발이 가능하며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 시 신속한 대응 백신 개발이 가능한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 이미 코로나 백신 등 다양한 백신 개발에서 탁월한 백신 효과를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IVI의 연구 결과를 보면 SUV-MAP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한 백신은 효능이 뛰어나고 생산성이 높다”며 “또 온도 민감성을 가지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체에서는 투여 후 증식이 제한돼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 메르스, 지카백신도 개발 중이다. 코로나 백신은 SUV-MAP 플랫폼을 적용해 진행한 첫 백신으로, 동물 효력시험에서 타백신 대비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메르스 백신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분리된 원천 메르스 바이러스뿐 아니라 2015년 한국에서 분리된 메르스에도 방어 효과가 확인됐다.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도 개발해 현재 국제기관 또는 글로벌 기업 파트너를 접촉 중이다.
크레오에스지는 백신 개발 과정에서 여러 국제기관 및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IVI와는 재조합 수포성구내염 바이러스(rVSV) 기반 백신 개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의 백신실용화센터와는 코로나 백신 개발을 협력하고 있다. 또 에이즈백신의 경우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UWO) 미생물 면역실험실 물질을 회사로 이전해 개발해왔고, 현재는 프랑스 나오바이오스사에서 임상 2상용 시료를 생산하고 있다.
크레오에스지는 백신 분야뿐 아니라 면역항암제 부문으로도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기존 백신 개발에 사용했던 특허 기술인 SUV-MAP 플랫폼을 항암제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의 치료백신과 예방백신을 이미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에 암 치료 백신은 낯선 분야가 아니다”며 “항암제와 백신에 사용하는 신약후보물질의 전달체가 SUV-MAP이라는 rVSV 플랫폼으로 일치하기 때문에 연구 개발 및 허가 과정에서 기존 연구성과를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선 면역 활성화 효과를 가진 사이토카인이나 항체 유전자 등을 탑재해 항암면역을 활성화시키는 치료 유전자를 탐색할 계획”이라며 “이들의 효능을 대규모 동물실험에서 비교하는 것이 초기 연구의 전략으로, 비임상을 마친 후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