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김병주 MBK 회장 보증도 필요"
홈플러스 DIP 요청 이후 줄곧 같은 입장
MBK는 회사와 김광일 부회장 보증 제시
홈플러스 회생 절차의 핵심 변수인 메리츠금융지주 가 긴급조달자금(DIP) 대출 지원을 검토한다. 사모펀드(PEF) 운영사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 연대보증에 나서고 정치권의 압박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보증 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메리츠가 과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재구조화에서 이익을 본 사례를 들어 '청산을 바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12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MBK 홈플러스 사태해결 태스크포스(TF)는 메리츠증권을 항의 방문했다. 민주당은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와 만나 DIP 금융의 필요성을 전달했다. 메리츠는 구체적인 보증 조건을 확인하고 있으며 대출 지원을 검토하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개인의 보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말 홈플러스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에 단기 브릿지론을 요청할 때부터 메리츠는 MBK 법인과 김 회장 개인의 보증이 필요하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개인 연대보증 제공 의사를 밝혔지만 같은 이유로 거절했다. 지난 10일 MBK가 법인 명의 1000억원 연대보증을 약속했다.
메리츠가 회생 계획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이유는 담보 구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은 2024년 3년 만기 조건으로 1조3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리파이낸싱에 참여했다. 리파이낸싱 당시 연 11.5~14% 금리 조건으로 홈플러스 점포 62곳을 담보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DIP를 제공해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우선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을 상환 목적으로 받을 수 있다. 또 DIP 금리는 6%대로 고금리에 속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메리츠가 오히려 홈플러스의 청산을 바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회생 절차를 거쳐 기업을 살려놓아 봐야 대출금 상환 기간만 길어질 뿐, 메리츠 입장에서는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홈플러스 청산 시 점포 담보에 걸린 1조3000억원 선순위 채권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메리츠는 법원에 대출 원금뿐만 아니라 법정 이자와 연체 수수료, 연장 수수료 등을 모두 포함해 원금을 상회하는 규모의 회생채권을 신고했다.
메리츠는 과거 PF 부실 사업장 재구조화를 통해 이익을 본 적이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역삼동 복합개발 사업 부실 피해를 모기업과 후순위 채권자에게 모두 전가하고 막대한 이익을 거뒀던 메리츠"라며 "악덕 고리대금업자 행태를 반복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 역삼동 복합개발 사업과 가산 W몰 사례를 말한다. 당시 메리츠는 사업장이 부실 징후를 보일 때 타 대주단의 반발과 가처분 신청에도 불구하고 공매를 진행했다. 그 결과 원금과 수수료를 회수했지만 중·후순위 채권자들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매로 자산 가격이 폭락한 상태에서 메리츠는 신규 매수인을 찾아 선순위 대출을 제공하며 주관 수수료와 이자도 챙겼다. 한 투자금융(IB) 업계 관계자는 "여러 사회경제적 파장을 배제하고 보면 회생 절차를 최종 부결시키고 홈플러스를 파산으로 보내는 것이 1조3000억 원 규모의 선순위 채권을 가장 신속하게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