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자본 뒤에 둔 엔터 전문 투자사 접촉
1조원 내외 가격 불러…격차 커 매각 불발
기업회생에 투자자들 회수 난망…"손해 불가피"
중앙그룹이 회생절차 신청 직전까지 대만계 자본에 콘텐츠 부문 핵심 계열사 SLL중앙의 투자 유치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까지 거론됐지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 때문에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차입경영과 투자자 사이의 난맥상으로 좀처럼 안전한 탈출구가 마련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홍정인 콘텐트리중앙 대표는 최근까지 한 미국 소재 엔터테인먼트 전문 투자펀드와 접촉해 투자 유치를 시도했다. 이 펀드는 대만 최대 금융사 푸본금융그룹 등 아시아 지역 자본을 주요 출자자(LP)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기업가치 1조원 내외에 매각까지 제안했지만 상대방은 가격에 대한 입장차로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SLL중앙은 중앙그룹의 중간지주사격인 콘텐트리중앙이 지분 53.8%를 보유한 콘텐츠 부문 핵심 계열사다. 과거 JTBC의 콘텐츠 제작 및 유통을 담당하던 스튜디오사업 부문이 물적분할돼 만들어졌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예능 '흑백요리사' 시리즈,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등이 대표작이다.
당초 2021년 프랙시스캐피탈과 텐센트 등으로부터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할 때의 기업가치는 1조2000억원 수준이었다. 투자받을 당시 약속한 최소 연 2.9% 내부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조원 내외의 기업가치로 상장하거나 매각돼야 한다. 하지만 중앙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현 상태에서는 그 절반의 가치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SLL중앙을 인수할 마음 있더라도, 회생절차와 각종 채무관계가 정리되면서 기업가치가 더 내려가면 그제야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매도자 측이 급한데 먼저 후한 가격을 쳐줄 리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중앙홀딩스·JTBC·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중앙피앤아이 등 5개 핵심 계열사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JTBC가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지 이틀 만이다. 그동안 계열사 간 대여나 지급보증, 담보 제공 등으로 버텨왔지만 기존 차입의 만기 연장이 불가능해지고 추가 차입도 어려워지면서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재계에 따르면 중앙그룹 측은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BGF그룹 등 범삼성가의 지원까지 요청하며 위기 상황을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최근의 주주자본주의 강화 흐름에서 현실적으로 지원할 명분도 방법도 모두 여의찮았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SLL중앙과 콘텐트리중앙 등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금회수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FI들의 투자금은 보수적으로도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JKL파트너스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등은 콘텐트리중앙 본체에 투자했고, 프랙시스캐피탈과 텐센트는 계열사 SLL중앙에 투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