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증권·운용 시장 경쟁 제한 가능성↓"
금가분리 원칙도 완화…가상자산 업계 '희소식'
네이버·두나무 결합은 넘어야 할 '산' 많아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금융그룹과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양 사가 합병하더라도 시장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업계 이해 당사자들에게는 각종 현안이 해결된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코빗, 미래에셋과 결합해도 유동성 확보 크지 않아"
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주식취득 건에 대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인수 주체인 미래에셋컨설팅은 비금융계열사이지만, 공정위는 미래에셋 그룹 자체가 코빗을 인수한 것으로 간주했다. 공정위는 증권업( 미래에셋증권 )과 가상자산 거래소가 결합했을 때 상장주식 투자 플랫폼과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합한 단일 플랫폼이 출시될 경우 증권업 시장에서 진입 장벽을 발생시키거나 다른 경쟁사업자가 배제될 우려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심사했다. 자산운용업(미래에셋자산운용) 관련 결합에서는 가상자산 기반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을 때 경쟁사업자가 배제될 우려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공정위는 가상자산 거래량 기준 코빗 시장점유율이 0.5%에 불과하다며 2개 시장에서 모두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우선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크고 이들은 수수료보다 유동성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유동성이란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량을 뜻한다. 유동성이 높을수록 매도호가와 매수호가 간 간격이 작아 거래 체결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과 자산운용업 시장에서 경쟁사업자가 배제되려면 코빗 거래소의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돼야 하는데, 현재 수준의 유동성으로는 미래에셋이 코빗을 인수해도 경쟁 제한 효과가 일어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코빗, 자금력 뛰어난 대주주 맞아…미래에셋은 '슈퍼앱' 한 걸음
코빗은 자금력이 뛰어난 대주주를 맞은 만큼 재무 부담이 이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코빗은 2018년 적자 전환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여기에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하며 가장 큰 수익원인 거래 수수료가 줄어들었고 고정비 부담이 커지자 보유 자산을 현금화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 코빗은 지난 3일부터 31일까지 빗썸과 업비트에 비트코인 15개와 이더리움 60개를 매도한다고 공시했다. 올해만 세 번째이며 운영경비 충당을 매도 목적으로 제시했다. 올해 매도액은 120억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은 모든 금융상품을 다루는 단일 플랫폼 출시에 한 걸음 다가갔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 시 발행·판매·수탁 등을 그룹 내에서 모두 다룰 수 있게 됐다. 모든 금융자산을 미래에셋에서 투자하게 만든다는 의미로, 이미 미래에셋증권은 홍콩에서 주식·채권·가상자산 통합 글로벌 플랫폼인 'MAPS'를 공개했다.
시선은 빗썸으로…네이버·두나무 결합은 변수 많아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다양한 방식의 거래소 지분 관련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 주주 구성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업계 2위인 빗썸이다. 최근 키움증권이 지분투자를 검토하는 등 이미 물밑에서 관련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방해하던 그림자 규제인 '금가분리' 원칙도 다소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완전한 금가분리 철폐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정부의 '완전한 차단' 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의 기조 규제가 가상자산 시장 육성을 큰 줄기로 잡은 만큼 우리나라 규제당국에도 선례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업비트)의 기업결합은 다른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에서 플랫폼 독점을 우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사와 달리 고객 자금을 직접 운용하지 않는 전자금융업자지만, 네이버페이라는 플랫폼과 가상자산 거래량 1위 업비트가 단일한 플랫폼이 됐을 때 경쟁사업자를 배제할 우려가 있는지가 쟁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두나무 모두 해당 시장에서 독보적인 마켓쉐어를 가지고 있어 해당 부분이 공정위 기준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거쳐야 하는 절차도 많다. 공정위 기업결합 승인 외에도 신용정보법에 따른 네이버파이낸셜 대주주 변경승인 및 겸영신고와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다른 두나무 대주주 변경신고 수리 등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