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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포럼 "주가누르기 세제개편, 유감…저PBR 기업에 '면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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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은 빠질 것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이른바 '주가누르기' 관행 개선을 위한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두고 자본시장 정상화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대부분의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된 탓에 오히려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포럼은 4일 논평을 통해 전날 재정경제부가 공개한 '주가누르기에 해당하는 상장주식 평가방법 개선' 세제개편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최근 6년간 PBR이 업종별 하위 25%인 코스피 상장사 ▲ 하위 10%인 코스닥 상장사 ▲최근 1년간 중복상장 등 기업가치 훼손이 있었고 시가평가액이 3년간 시가 대비 30%이상 하락한 기업을 주가누르기 추정 기업으로 판단, 상속·증여세 산정을 위한 평가방식을 강화한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주가누르기 기업으로 분류된 저PBR 기업의 경우 '최근 6개월 전~6년6개월간 평균 주가' 또는 '현행 기준의 1.3배' 중 더 높은 금액으로 상속재산가액이 결정되도록 했다. 또한 기업가치 훼손 행위로 주가가 급락한 기업은 '최근 6개월~3년간 평균 주가'를 적용하게 했다.


포럼은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주가 누르기가 의심되는 일부 상장기업은 지배주주가 (일반주주의 돈이 대부분인) 회사 자금으로 법기술자 및 세무기술자를 고용해 세제개편안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자본시장 정상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주가누르기 방지법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한 데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포럼이 세제개편안에 따라 최근 13반기 중 12반기의 PBR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 10%(코스닥) 해당 기업을 추정한 결과, 코스피 대상회사 수는 84~87개, 코스닥 대상회사 수는 43개로 총 130개 정도로 추산됐다. 이는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공개하며 200여개사로 추정한 것에 훨씬 못미친다. 또한 대상회사 평균 PBR은 코스피 0.27배, 코스닥 0.29배로 파악됐다.


포럼은 "개편안은 법안 기교성만 부각되고 지배주주의 일반주주 권익 침해 방지 효과는 극히 미미할 것"이라며 "대부분 대기업 및 중견기업은 빠질 것 이다. 눈에 띄는 이름은 롯데지주, GS, DL, 태광산업, 한화생명, 대신증권, 이마트 등"이라고 꼽았다. 또한 "단지 30% 할증으로는 위 84~87개 코스피 기업 기준, 평균 PBR 0.27배에 30% 할증해도 PBR 0.35배 밖에 안된다"며 "재정경제부가 세제개편안 취지 관련 얼마나 깊은 고민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상장주식 평가시 전체 코스피, 코스닥 기업을 상대로 하위 25%를 추리는 일반론을 포기하고, 해외 전문투자자들이나 사용하는 GICS에 따라 11개 업종으로 소분류한 후 업종별 하위를 고르게 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포럼은 "업종별로 PBR 차이가 있고, (최근 반도체 주가 등락에서 보듯이) 산업사이클에 따라 PBR이 등락을 보이기도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GICS 11개 업종 중 IT를 제외한 10개의 PBR 중위값이 1배에 많이 못미치는 한국 현실에서, 전체 시장의 하위 25%를 타깃하기 보다, 업종별로 하위 25%를 고르는 방법은 수많은 저PBR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라'는 개정 상법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포럼은 "현 정부는 주주권익을 보호하고자 어렵게 3차에 걸쳐 상법 개정을 이뤄냈지만 오히려 기업의 순자산(장부가치) 대비 시가총액 배수인 PBR 1배 미만인 기업은 70%로 확대됐다"며 "세제개편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매우 컸는데 정부안은 개혁 의지의 후퇴로 인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PBR이 1배 미만이면 업종 불문하고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낮다는 이야기"라며 "효율적으로 자본배치하여 전체 주주의 이익을 추구해야하는 상장회사로서 중대한 결격이고 애당초 상장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는 당연히 예상되는 지배주주들의 조세저항을 무마하기 위해 각종 기교적인 제도를 궁리할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을 이용해 실질적인 탈세를 자행하면서 시장과 국가 경제를 왜곡하는 현상을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지, 상속증여세율의 현실화, 금융투자소득세의 도입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대책을 고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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