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고점 우려에 코스피 4% 급락
삼전닉스·레버리지ETF에 日변동성 작년 2배
변동성 커지면서 투자자 예탁금 급감
반도체 고점 우려가 지속되면서 코스피가 재차 급락했다.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주식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들도 늘었다. 삼성전자 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등락이 심해진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투자자 간 수급 충돌이 늘어난 것도 변동성이 커진 원인으로 꼽혔다.
반도체 고점 우려 재부각, 코스피 4% 급락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1% 내린 6478.75에 개장한 뒤 낙폭을 키워 오전 10시 기준 4.22% 내린 6320.11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도 전장 대비 1.29% 하락한 789.25에 거래되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으면서 우리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9% 올랐지만, S&P500 지수는 0.17%, 나스닥은 0.83% 각각 하락했다. AMD(-7.0%), 알파벳(-4.03%) 등 주요 인공지능(AI) 관련주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 샌디스크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 가이던스에 시간외에서 7% 이상 급락했다.
우리 증시도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오전 10시2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88% 하락한 23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8.99% 급락한 152만원에 거래 중이다. SK스퀘어(-10.46%), 삼성전기(-10.18%) 등도 급락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1조원가량 순매도 중이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9000억원, 1000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급락하고 변동성도 커지면서 시장을 이탈하는 투자자들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3일 기준 103조원으로 지난 2월1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입금해 둔 자금 중 아직 주식을 매수하지 않은 일종의 대기성 자금이다. 예탁금은 4일 110조원까지 반등했지만 지난 6월4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인 140조원 대비 30조원 급감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예탁금 감소 원인으로 증시 변동성 확대를 꼽았다. 지난달에만 코스피가 22% 이상 급락한 것은 물론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변동성도 극심해져 투자에 어려움을 겪은 개인들이 자금을 많이 뺐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증시 변동성 확대의 주범으로 극심한 반도체 쏠림 현상을 꼽았다. 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주식시장 변동성 상승의 배경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3.6%로 지난해(1.4%)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3월과 6월에는 각각 4.8%, 4.7%를 기록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2020년3월(4.2%)을 웃돌았다.
반도체 투톱 급락과 레버리지 ETF 등 수급 충돌에 변동성 커져
보고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급격히 커지면서 코스피가 반도체 산업 고유의 위험에 더욱 민감해졌다고 지적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6년 초부터 시작된 주가지수의 가파른 상승이 두 대형주의 주가 상승에 의해 주도됐다"며 "삼전닉스가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초 23%에서 2026년 초 24%, 6월 말 55%까지 높아졌다"고 짚었다. 이어 "문제는 두 종목의 변동성이 올 들어 크게 증가했고 동일한 반도체 분야 기업으로서 주가 동조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라며 "두 종목의 수익률 상관계수는 0.82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투자자 간 수급 충돌도 증가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비중 축소에 나선 반면 개인은 직접 투자와 주식형 ETF를 중심으로 매수를 이어가면서 주문 불균형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빠져나간 증시 대기 자금은 은행 예금과 같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84조9399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35조5401억원 늘었다. 지난 5월 7조5327억원, 6월 4조6837억원 증가한 데 이어 석 달 연속 증가했다. 증가폭도 올해 들어 가장 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6월 초까지만 해도 지점에 자금을 맡기러 오는 고객들이 많았는데 증시가 고점을 찍고 내려가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개인 중에 상당수가 뒤늦게 증시에 뛰어들어 손실을 보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증시 대기 자금도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