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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싸다" K증시 문 두드리는 글로벌 큰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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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투자청 등 韓투자 관심
美거물들도 패밀리오피스 통해 투자
이익 증가세 여전…시장 구조 개선도 기대

급등락을 보인 한국 증시에 대해 글로벌 '큰손'들의 관심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공급망 가운데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실적에 비해 여전히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에도 힘을 실으면서 한국 증시를 짓누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3배 올랐지만…"이익 증가가 더 빨라"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는 125.4%, SK하이닉스 는 274.4% 상승했다. 올해도 지난 11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연초 대비 99.7%, SK하이닉스는 118.1% 올랐다. 그런데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반도체 기업을 계속 들여다보는 이유는 주가보다 이익 전망이 더 빠르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 수요까지 늘면서 메모리 업체의 수익 구조가 과거보다 안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급락 이후 SK하이닉스는 2027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3배 안팎까지 낮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주가가 크게 올랐음에도 시장은 여전히 메모리 산업을 전형적인 경기순환 산업으로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향후 실적이 시장 기대대로 유지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글로벌 AI 기업이나 파운드리 업체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인식이 외국계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ADIA도 국내 운용사 접촉…큰손 관심↑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아부다비투자청(ADIA)도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ADIA 관계자들은 지난 6월 방한해 국내 자산운용사들과 만나 한국 자본시장 상황과 투자 전략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운용사 활용을 통해 한국 주식 투자를 검토하는 탐색전으로 해석된다.


ADIA와 별도 기관인 아부다비투자위원회(ADIC)는 한발 앞서 움직였다. 이미 지난해 쿼드자산운용과 페트라자산운용 등을 통해 약 3000억원을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역시 쿼드자산운용과 VIP자산운용 등 국내 독립계 운용사에 자금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부펀드뿐만이 아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등 실리콘밸리 거물들의 자산을 운용하는 패밀리오피스 아이코닉캐피털은 지난해 쿼드자산운용에 1000억원 규모의 한국 주식 투자를 집행했다. 글로벌 헤지펀드 밀레니엄매니지먼트도 빌리언폴드자산운용에 3746억원을 맡겼다. 올해 5월에는 미국 예일대 기금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아 VIP자산운용, 라이프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 등 국내 운용사와 잇달아 면담했다.


투자지형 변화 수혜에 정책 기대까지

해외 자금의 관심사는 반도체를 넘어 방위산업과 조선, 원자력발전, 전력기기까지 확산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코스피 총주주수익률(TSR)이 약 76%로 주요 글로벌 지수 평균을 크게 웃돌았으며, 반도체·방산·조선·원전의 실적 개선과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이 재평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정부 정책 기조도 해외 큰손들의 투자 논리를 강화하고 있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책임이 전체 주주로 확대됐고, 올해 3월부터는 새로 취득한 자사주의 소각 의무도 생겼다. 과거 한국 증시에 관심이 있음에도 취약한 지배구조를 이유로 투자를 미뤘던 글로벌 기관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큰손들의 관심이 온전한 투자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국내 제도 개혁이 보다 진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 '주가누르기 방지법'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고, 중복상장 금지도 수많은 예외가 등장할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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