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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꺾인 게 아니다…금리가 흔든 반도체 조정[클릭e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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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10년물 4.75% 근접…각국 장기금리↑
AI 채권 발행 급증에 신용비용 부담 부각
반도체 방향성, 메모리 가격·HBM 수요 관건

썝蹂몃낫湲 연합뉴스

반도체주가 흔들리자 시장에선 인공지능(AI) 랠리 종료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 조정의 방아쇠는 AI 수요 둔화보다 금리였다. 미 국채 장기물 금리가 5%에 가까워지고,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황이 꺾였다기보다, 채권시장이 먼저 주식시장을 흔든 셈이다.


20일 미래에셋증권은 '금리발(發) 변동성 확대 대응 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번 조정은 AI 산업의 성장성 자체에 대한 우려라기보다 장기금리 상승과 신용비용 변화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리가 함께 오르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5.3%를 웃돌았고, 10년물도 4.7%대로 상승했다. 독일과 영국 장기금리도 금융위기 이후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일본 30년물 국채금리는 1999년 이후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금리 상승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요국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의미다.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금리 상승의 성격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져 금리가 오르는 것이라면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시장이 경계하는 것은 재정적자, 국채 공급, 기간 프리미엄 확대다.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낮추더라도 장기금리가 같은 폭으로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AI 투자 비용도 금리 민감도를 키우고 있다. AI 관련 채권 발행은 올해 들어 4890억달러(약 680조394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인 322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 확대 과정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늘고, 투자등급 기술채권 스프레드도 확대되고 있다. AI 투자가 커질수록 채권시장과 기업 자본비용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구조다.


다만 이를 곧바로 AI나 반도체 업황의 구조적 악화로 해석할 필요는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국내 반도체주는 이미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낮아져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3.93배, 3.28배 수준이다. 마이크론 6.50배, 코스피 6.67배와 비교해도 낮다.


따라서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국내 반도체주에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는 단기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국내 반도체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는 여전히 메모리 가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AI 설비투자와 이익 추정치 변화라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시장 변동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미국 10년물 금리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8~5.0% 구간에 진입하면 채권 대비 주식의 상대 매력과 위험선호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단기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이 구간 진입이 곧바로 국내 반도체 매도 신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크게 낮아진데다, 이익 전망이 유지되는 경우 금리 상승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될 수 있다"며 "반도체 업황이나 이익 전망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다면 최근 주가 조정은 추세 훼손보다 매크로 변수와 수급에 따른 단기 변동성 확대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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