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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VC 대해부]④"10년의 신뢰, 23배의 결실" 에이티넘인베, 1조 메가펀드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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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펀드 대형화 전략으로 ‘잭팟’
단일펀드 규모 3000억원→1조원
실적 변동성, 자금소진압박은 부담

편집자주벤처투자 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풀리고 있다. 정부의 대형 정책펀드가 본격 가동되면서 대형 벤처캐피탈(VC)의 몸집도 빠르게 불어나는 중이다. 그러나 돈이 늘어난 것과 잘 굴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본지는 VC 시장의 흐름과 국내 주요 VC를 11회에 걸쳐 심층 분석한다. 운용자산(AUM) 상위 하우스를 선정하되 PE 비중이 높은 곳은 제외했다. 시장 전체를 조망한 뒤 각 사의 성장 궤적과 대표 포트폴리오, 투자 철학과 의사결정 구조, 핵심 인물과 조직 문화를 들여다본다.

2014년 서울 강남구의 한 투자 심사 회의실. 모니터 속에서는 실시간으로 3D 옷감의 주름이 정교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패션 테크 스타트업 '클로버추얼패션'이 선보인 독보적인 기술 시연이었다. 화면 너머의 압도적인 잠재력을 직감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당시 기업가치 270억원 수준이던 이 회사에 30억원을 과감하게 베팅했다. 이후 클로버추얼패션이 한동안 의미있는 수익을 내지 못하며 성장통을 겪을 때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당장의 실적 대신 본질 가치에 주목해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보유 지분 전량을 회수하며 멀티플 23배라는 대기록을 썼다. 클로버추얼패션의 몸값이 6000억~7000억원대로 뛰어오른 덕분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이 성과로 글로벌 권위의 'AVCJ 어워즈 2025'에서 '엑시트 오브 더 이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다. 눈앞의 실적에 연연하지 않는 특유의 뚝심 투자 철학이 입증된 순간이었다.


원펀드 대형화로 잭팟 터뜨린다

1988년 설립된 제일창업투자를 전신으로 한 대한민국 1세대 독립계 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이러한 장기·후속 투자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비결은 압도적인 펀드 규모에 있다. 스타트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수백억원의 실탄을 적기에 계속 수혈하려면 펀드 자체가 커야 한다고 본 것이다.


클로버추얼패션을 담았던 펀드가 대표적이다. 2014년 2030억원 규모로 결성된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은 소형 펀드를 여럿 굴리는 업계 관행을 깨고 단일 대형 펀드로 조성되면서 국내 VC 역사상 최대 잭팟으로 꼽히는 '두나무'까지 조기 발굴해 담아냈다. 2016년 기업가치 500억원이던 두나무는 2021년 기업가치 20조원의 '공룡'으로 성장했고, 투자를 주도했던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성과를 인정받아 상여금으로만 총 485억6300만원을 받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지난 3월 청산한 이 펀드의 총 배분액은 1조39억원, 순내부수익률(Net IRR)은 29.8%에 달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챙긴 성과보수는 2187억원에 이른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펀드 대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3500억원)', 2020년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0(5500억원)', '2023년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8600억원)'으로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현재 운용자산(AUM)은 1조8600억원(누적 2조4856억원)으로 국내 최상위권이다. 최근에는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생태계 전반·대형 리그'에서 VC 중 유일한 운용사(GP)로 선정되며 올해 하반기 최대 1조원 규모 초대형 메가펀드 결성을 앞두고 있다.


펀드 덩치만 키운 것은 아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 결성 후 2년 6개월 만에 납입 원금의 35% 이상을 출자자(LP)에 분배했고, 지난해에만 3000억원 이상의 회수 실적을 올리며 국내 VC 벤처조합 회수액 1위를 차지했다.


3인 각자대표 삼각편대…A부터 프리IPO까지

거대해진 펀드를 정교하게 운용하기 위해 조직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신기천·이승용·맹두진 3인의 각자대표 체제로 움직인다. 신 대표가 경영 전반의 중심을 잡고, 이 대표가 해외 투자와 글로벌 펀딩을, 맹 대표가 국내 투자와 딥테크 부문을 전담하는 효율적인 삼각편대다.



이를 통해 시리즈 A부터 프리 기업공개(Pre-IPO) 단계 등 성장 단계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딥테크, 바이오·헬스케어, 서비스, 게임·콘텐츠 등의 유망 기업에 고루 투자한다. 딥테크 분야의 '엑시나', '홀리데이로보틱스', 바이오 분야의 '넥스아이', 플랫폼·콘텐츠 분야의 '강남언니', '번개장터', '블래스트', '더그림엔터테인먼트' 등이 현재 에이티넘의 체계적인 밸류업 지원을 받으며 자라나는 핵심 포트폴리오다.


다만 펀드 대형화에 따른 리스크 요인도 있다. 대규모 자금을 적시에 소진해야 한다는 압박과 단일 펀드 포트폴리오 성과에 따른 실적 변동성 등이 있다. 특히 최근 AI와 딥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몰리면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은 대형 자금을 집행해야 하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는 대목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대형 펀드는 대규모 펀드레이징부터 과감한 후속 투자, 확실한 회수와 LP 분배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지속적으로 입증하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지난해 회수액 1위를 달성하며 회수 역량을 증명한 만큼 대형 펀드의 안정성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즈 계속>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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