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땐 기존 정제설비 희소성 커져
과거 금리 인상기에도 증시 대비 초과 수익
고금리 기조가 신규 정제설비 투자를 제약해 기존 정유사의 자산가치를 오히려 높일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10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전날 이동욱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신규 증설의 문턱을 높이고 고원가 노후 설비의 퇴출 압력을 높인다"며 S-Oil 을 정유 업종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고금리가 기존 정제설비 희소가치 높여
정유 산업은 대규모 자본이 선투입되는 대표적 자본집약 산업이다. 금리가 오르면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할 비용도 같이 오르기 때문에 신규 증설의 경제성 자체가 떨어진다. 여기에 환경 규제 대응과 고도화를 위한 추가 투자가 필요한 노후 설비 역시 자본비용 상승으로 퇴출 압력이 커진다.
이 연구원은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지 않는다면 기존 정제설비의 가동률과 상대적인 자산가치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며 "이미 대규모 투자가 집행된 S-Oil의 정제설비는 신규 설비의 경제성이 낮아질수록 대체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낮은 재고 속 정제마진 변동성 확대
재고 변화도 금리와 정제마진의 연결성을 높인다. 원유와 석유제품은 상당한 운전자본이 필요한데, 금리가 올라가면 정유사와 유통업체의 재고 금융비용이 늘어나 적정 재고 수준을 낮추려는 유인이 커진다.
재고 수준이 낮을 때는 작은 수급 충격에도 제품 현물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기보수나 예상치 못한 설비 정지, 계절적 수요 증가가 발생하면 원유 가격보다 휘발유·경유·항공유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며 정제마진이 확대된다.
이 연구원은 "지금 정유 업종에서는 정제마진의 고점보다 지속기간을 더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수요가 크게 늘지 않더라도 공급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높아진 가동률과 정제마진이 과거 평균으로 빠르게 돌아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금창출원 자산 부각…과거 긴축기 초과 수익 기록
통상 금리 상승기엔 먼 미래 이익에 의존하는 성장주가 주가 할인 압력을 크게 받는다. 반면 정유주는 이미 구축된 설비에서 현재의 현금흐름을 창출한다.
과거 금리 인상기에도 정유주는 뛰어난 성과를 나타냈다. 이 연구원은 2004~2006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과 2022~2023년 급격한 금리 인상 구간 모두에서 정유주가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고금리는 신규 설비에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지만 이미 구축된 경쟁력 있는 기존 설비에는 희소가치를 부여한다"며 "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급격히 꺾이지 않고 일정 수준 유지된다면 정유 자산이 만들어내는 현금흐름의 가치는 지속해서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