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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리더]미켈로로보틱스 "사람처럼 판단하는 로봇…제조 피지컬 AI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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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현장 작업 경험을 데이터로 바꾼다
표면처리 등 기존 자동화 어려운 공정 공략

썝蹂몃낫湲 박장준 미켈로로보틱스 대표, 최준화 CTO 등 미켈로로보틱스 창업진들이 회의하고 있는 모습. 미켈로로보틱스 제공

"피지컬 인공지능(AI)의 핵심은 로봇이 사람처럼 생겼느냐가 아니라 현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이해하고, 그 경험을 다시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박장준 미켈로로보틱스 대표는 최근 제조업의 화두로 떠오른 피지컬 AI를 이같이 정의했다. 미켈로로보틱스는 기존 산업용 로봇에 인공지능과 비전·센서 기술을 접목해 사람이 판단해야 했던 비정형 제조공정을 자동화하는 기업이다. 제조 현장에서 필요한 '작업 지능'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켈로로보틱스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박사 및 해외 유학파 출신의 로봇·기계 분야 전문가들이 2022년 설립한 회사다. 창업진은 전국 주요 산업공단과 제조 현장을 직접 찾아 자동화 수준과 현장의 문제점을 살피는 과정에서 자동화가 어려운 공정이 여전히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품의 형태와 작업 환경이 일정하지 않아 기존의 정형화된 로봇 자동화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박 대표는 "기존 산업용 로봇은 미리 정해진 좌표와 프로그램을 반복 수행하는 룰 베이스 자동화가 중심이고 제품의 위치나 형상이 달라지면 다시 티칭해야 하는 한계도 있다"며 "미켈로로보틱스는 카메라와 센서로 제품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작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봇의 경로와 동작을 보정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미켈로로보틱스가 첫 번째 공략 시장으로 선택한 분야는 도장·샌딩·디버링·폴리싱 등 표면처리 시장이다. 표면처리는 제품의 위치와 형상뿐 아니라 작업 속도와 각도, 힘 등을 상황에 따라 조절해야 해 기존 자동화가 어려웠던 대표적인 영역이다.


미켈로로보틱스의 경쟁력은 현장에서 축적하는 데이터와 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미켈로 스튜디오(Michelo Studio)'다. 단순히 로봇의 움직임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3차원 형상과 위치, 작업자의 움직임, 로봇의 자세·속도, 공정조건, 설비 상태, 최종 품질 결과 등을 연결해 데이터화한다. 이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그 결과 품질이 어떻게 나왔는지'를 학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켈로 스튜디오의 핵심 기능은 숙련 작업자의 움직임을 데이터로 확보하는 '모션(Motion)', 3차원 설계도나 스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 경로를 생성하는 '패스 제너레이션(Path Generation)', 3차원 비전으로 제품의 위치와 형상 편차를 보정하는 'VisCo', 작업 결과를 확인하는 표면 검사 기능 'Inspection'을 하나의 작업 흐름으로 묶는 것이다. 최준화 미켈로로보틱스 CTO는 "이를 통해 로봇 엔지니어뿐 아니라 현장 작업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켈로로보틱스는 자동차·가전·가구를 비롯한 다양한 제조업체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적용 산업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모비스, HD현대삼호, HD건설기계, 시디즈, 수산인더스트리, 지금강, 안영사 등으로 주로 다품종 제조 환경을 운영하는 기업들이다. 사업 영역 역시 자동차, 일반 제조, 발전소, 조선, 방산 등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2025년 총 11건의 리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매년 약 2배 수준의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사업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2025년 매출 12억6000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매출 3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7년 50억원 이상, 2028년 120억원 이상으로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단순 프로젝트 수주를 반복하는 시스템통합(SI) 사업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박 대표는 "기존 로봇 SI 비즈니스 구조는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엔지니어도 계속 늘어나야 한다"며 "첫 번째 현장에서 개발한 경로 생성 방식과 보정 로직, 데이터 구조와 공정 레시피를 다음 현장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미켈로 스튜디오를 제품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표준 패키지와 파트너 채널을 확대하고, 이후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기반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2026년~2027년 패키지 판매 전환과 대리점 확대, 2028년 소프트웨어 서비스형 사업(SaaS) 매출 20% 달성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최근 핀테크·B2B(기업 간 거래) IT 인프라 기업 핑거 가 미켈로로보틱스를 인수하면서 사업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켈로로보틱스는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작업 데이터를 수집·가공하고, 핑거는 데이터 관리와 플랫폼 구축 역량을 활용해 상위 시스템을 담당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향후 전사적자원관리(ERP), 제조실행시스템(MES) 등 기존 제조 시스템과 실제 작업 데이터를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미켈로가 로봇의 언어를 표준화한다면 핑거와의 결합을 통해 그 언어를 기업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켈로로보틱스가 로봇의 작업 경로와 자세, 속도, 공정조건 등을 표준화하고, 핑거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과 데이터 관리, 권한·이력 관리 등 기업용 IT 역량을 더하는 방식이다.


표면처리에서 확보한 기술은 향후 의장·조립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볼팅과 커넥팅 등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한 조립공정은 제품의 위치와 형상 편차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피지컬 AI 적용 가능성이 큰 영역이라는 판단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과 미국을 우선 공략할 방침이다. 일본에서는 높은 제조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미국에서는 국내 고객사의 북미 생산거점과 동반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해외에서도 직접 SI 조직을 대규모로 구축하기보다 현지 파트너가 미켈로 스튜디오를 활용해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패키지와 교육, 향후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켈로로보틱스 창업진은 "2030년 미켈로로보틱스는 전 세계 제조현장에서 사람의 경험을 데이터로 만들고, 이를 어떤 로봇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작업지능으로 전환하는 '제조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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