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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지노믹스, 클리아랩 인수 순항…“2000억 실탄, 국내 진단기업 美 진출 구심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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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분자진단 전문기업 랩지노믹스는 미국 클리아랩(CLIA LAB) 인수가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랩지노믹스는 지난 1월 루하프라이빗에쿼티(루하PE)로 경영진이 교체된 후 미국 클리아랩 인수를 통한 미국 진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랩지노믹스는 미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클리아랩을 계속적으로 인수할 계획이다. 미국 클리아랩 인수와 운영 경험이 풍부한 KPMG, 씨젠 출신의 장경철 부사장이 클리아랩 인수전담팀을 구성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대형 회계법인 4곳을 포함해 증권사, 전문 컨설팅기관, 코로나 진단키트로 인연이 닿은 메릴랜드 주정부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 위치한 여러 클리아랩들에 대한 재무, 법률, 운영 실사가 상당히 진도가 나가있는 상태다.


랩지노믹스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 조직재편을 빠르게 단행하고 미션 비전 선포식을 통해 ‘효용성 높은 제품과 서비스로 진단 대중화를 선도한다’와 ‘오픈 R&D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한국 진단제품과 서비스의 글로벌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된다’는 미션 비전을 수립했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국내의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갖춘 제품 및 서비스를 미국으로 공급해 한국 진단의 미국 진출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미국 진단시장에서 머니타이징이 가능한 유일무이한 한국기업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클리아는 미국 국내에서 수행되는 모든 인체 검체 검사와 관련된 실습과 절차에 대한 규제 기준을 제공하는 미국 보건복지부(CMS)의 프로그램이다. 클리아 인증을 받은 실험실은 FDA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자체적인 검증을 거친 LDT(검사실자체개발검사) 서비스가 가능하다. LDT 서비스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검사 방법 및 결과를 검증하기 위한 적절한 품질 관리 및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


그동안 몇몇 국내 진단 회사들이 클리아를 통한 미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모두 매출액 30억원 미만의 극소형 랩이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인수업체는 진단 서비스 산업에 이해가 높은 기업들이 아니었으며 기술의 상업적 도입 목적이 아닌, 새로 개발한 진단 컨텐츠의 RUO 실험실 및 연구 목적의 사용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내 센트럴랩 운영 노하우를 갖춘 진단 서비스 기업인 랩지노믹스는 중견 매출 수준의 랩을 인수할 계획이다. 풍부한 자금력과 네트워크, 국내 진단서비스 운영 노하우 및 콘텐츠 이식 등이 랩지노믹스가 기존의 회사들과 전혀 다른 방식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시장 환경도 코로나19 이후 한국 진단키트가 글로벌리 신뢰를 받고 있어 우호적이다. 씨젠은 과거 STD키트를 미국의 클리아랩에 수출한 경험을 통해 코로나키트를 발 빠르게 미국시장 진출을 선점한 바 있고,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로슈를 통해 글로벌리 코로나 진단키트를 확장하였고 랩지노믹스는 지멘스를 통해 글로벌리 진단키트를 수출한 바 있다. 미국 시장 대부분의 코로나 키트가 '메이드인코리아'라는 점에서 한국의 진단 기술에 대한 신뢰도는 상당히 올라갔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검사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미국은 한국에 비해 보건의료 수가가 매우 높다”며 “반면 한국산 제품과 기술은 미국 제품 대비 원가 경쟁력 또한 갖추고 있어 미국 시장에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클리아랩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는 보험사 영업 네트워크이며, 영업 네트워크를 보유해야 경쟁력있는 제품과 시너지를 발휘해 의미 있는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클리아랩을 인수로 코로나 매출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즉 보험사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한 클리아랩을 인수해야 한다. 다만 규모가 있는 클리아랩을 찾는 것은 따져볼만한 요소가 많아 쉽지만은 않다는 설명이다.


랩지노믹스가 규모 있는 클리아랩 인수를 결정하자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며 미국 진출을 위한 계획을 공유해주고 있다. 암 진단 분야에서는 노보믹스, 엔젠바이오, 젠큐릭스 등과 협업을 진행 중이며 신약개발업체 에이비온 및 록원재단과는 항암신약 동반진단 임상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랩지노믹스가 진단분야 중 특별히 항암분야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시장 규모와 향후 성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암정복 프로그램 캔서문샷 정책과 맞닿아 있어서, 미국의 진단회사들도 성장성 높은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분야이다. 또 국내 업체 중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들과 함께 시장에 진출하면 침투가 용이할 것으로 판단했다.


노보믹스는 세계 최초로 위암 예후 진단키트를 개발한 업체다.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을 만큼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장암 및 직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한 진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클리아랩 서비스 포트폴리오 확장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아울러 미국의 아시아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고, 식이도 아시아인 식이가 늘고 있음에 따라, 위암 발병률도 빠른 속도로 증가 중이다. 세계최초로 개발한 위암 예후 진단 키트는 미국에 즉각 진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엔젠바이오는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반 암 진단 전문기업이다. 랩지노믹스는 엔젠바이오와 협업해 이미 국내에서 다양한 암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사는 국내에서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미국시장에서도 서비스 런칭을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혈액으로 암을 진단하는 액체생검 서비스에 대한 공동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센트럴랩 기반의 랩지노믹스와 분석 및 소프트웨어에 역량을 보유한 엔젠바이오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젠큐릭스는 동반진단 및 예후예측키트를 보유한 기업이다. 오는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유방암 예후예측 글로벌 시장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Oncotype Dx와 비교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랩지노믹스는 젠큐릭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미국 시장에서 다양한 암 진단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바 있다.


에이비온은 비소세포폐암(NSCLC)의 c-Met 변이 항암제를 비롯한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다. 록원바이오융합연구재단은 서울대 항암제동반진단사업단을 모태로 설립된 비영리 공익 연구재단이다. 미국 FDA에서는 항암제 개발 시 바이오마커를 통해 미리 약효가 높을 환자를 선별하는 동반진단을 의무화했다. 랩지노믹스는 에이비온과 록원재단과 함께 항암제 개발 시 필수적으로 필요한 동반진단 임상서비스에 대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글로벌 임상에서 클리아랩의 진단 및 분석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글로벌 진단 서비스업체 Labcorp, Quest 등도 약물개발 임상서비스에 대한 부분을 강화하고 있을 만큼 잠재력 있는 시장이다.


한편 랩지노믹스는 국내 우수한 진단 콘텐츠 확보의 일환으로 SI투자 및 협력을 진행 중에 있다. 노보믹스에 보통주를 투자했고 에이비온에는 전환사채를 투자했다. 또 자사의 DTC진단키트 연계 목적으로 건강기능식품 마케팅기업 엔시트론에 보통주를 투자했다. 실험실 효율성을 높이고 원가절감을 통한 진단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놀루션,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등의 진단 장비업체들과도 긴밀히 협력 중이다. 이들 투자 및 협력을 통해 미국 클리아랩 시장의 한국 진단 기술 진출의 구심점 역할을 해낸다는 것이 랩지노믹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클리아랩 인수를 위한 실사 중에 미국 랩들이 국내 실험실들과 달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검증했다”며 “미국의 매출 1000억원 수준의 클리아랩은 보험수가 레버리지로 인해 한국의 매출 200억~300억 수준의 센트럴랩과 회사의 체력, 프로세스가 유사하고 그보다 적은 매출의 클리아랩은 한국의 센트럴랩 시스템보다 상당히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고부가 콘텐츠를 이식할 수 있고, 자동화 및 효율화를 할 수 있도록 국내 업체들과 솔루션을 찾고 있으며 여러 업체와 미국진출에 대한 뜻을 나누게 됐다”고 덧붙였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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