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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주주충실의무 정관에 담자"…영풍·MBK, 고려아연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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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임원제·액면 분할도 제안
과도한 퇴직금도 제한 요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영풍 ·MBK파트너스 측이 고려아연 정관에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넣자고 제안했다. 이사들이 최 회장 측을 중심으로 한 회사가 아닌 모든 주주를 위해 충실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취지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최 회장이 우군을 늘리려는 행보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2일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MBK 측은 다음 달 고려아연 정기총회에서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를 정관에 반영하고, 주식 액면분할 등을 건의하는 주주제안을 회사에 공식 제출했다고 밝혔다.


영풍·MBK 측은 이번 주주제안의 핵심이 고려아연의 왜곡된 기업 거버넌스로 인해 훼손된 주주가치를 회복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재정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경영권 분쟁이나 인사 교체가 아니라, 구조적인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는 이미 개정된 상법에 포함된 바 있다. 그럼에도 정관에 명문화하면서 구체적인 판단 기준으로 작동하고, 위반 시 책임을 더 강하게 묻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영풍·MBK 측은 "대주주가 이를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공식 제안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정책적·시장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주발행 시 이사회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도 정관에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기존 경영진 주도로 시도됐던 위법한 신주발행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제도적으로 막겠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이 유상증자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 걸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최 회장은 2024년 말 영풍·MBK 연합을 견제하기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기습 유상증자를 추진하다가 금융감독원의 제동으로 자진 철회했다. 지난해 말엔 미국 현지 제련소 건립을 위해 합작법인(JV)을 만들고, JV가 고려아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식으로 미국 정부를 우호 지분으로 끌어들였다.


이와 함께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하는 '집행임원제' 전면 도입도 제안했다. 이사회는 경영진 관리 및 감독에 집중하고, 집행 임원은 경영을 도맡는 식이다. 사실상 거수기로 전락한 고려아연 이사회 역할을 회복시키겠다는 포석이다. 보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예고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도 찬성할 여지가 큰 만큼 최 회장이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 선임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이번 주총에서 선임할 이사 수를 이번에 임기가 완료되는 이사 수인 6명으로 정하고, 선임 방식은 집중투표제를 제안했다. 동시에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박병욱 후보와 최연석 MBK 파트너, 사외이사 후보로는 오영 후보, 최병일 후보, 이선숙 후보 등을 각각 제시했다.


아울러 명예회장에게 현직 회장과 동일한 최고 지급률을 적용하는 과도한 퇴직금 지급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정해, 최 회장 일가로의 자산 유출을 방지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 주총 의장을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이 맡도록 정관을 바꾸고,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에 오는 20일까지 안건별 수용 여부를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영풍·MBK 측 관계자는 "이번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상장회사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질서와 원칙을 회복하자는 요구"라며 "고려아연이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자본시장 신뢰회복과 시장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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