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리-도용환 회장, 경영권 참여 조항 남겨둬
국민성장펀드 운용사 선정 변수 거론
토종 1세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 가 미국계 운용사 미리캐피탈 최대주주 체제로 전환되면서 향후 경영 참여 가능성을 남겨둔 것으로 파악됐다. 스틱인베가 미국계 운용사로 탈바꿈할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8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 창업주인 도용환 회장이 미리캐피탈에 지분 11.44%를 매각하면서 양측이 작성한 합의서에는 일정 기간 이후 미리캐피탈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이 담겼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미리캐피탈이 경영에 관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1세대 토종 운용사였던 스틱인베가 미국계 운용사로 국적이 바뀔 수도 있는 셈이다. PE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최대주주 지위까지 확보한 투자자가 단순 배당수익만을 기대한다고 보긴 어렵다"라며 "제한 기간이 지나면 이사회 참여나 투자 전략 관여 등 다양한 방식의 경영 참여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리캐피탈은 지난 6월23일 기준 스틱인베의 지분 26.88%를 가진 최대 주주다. 앞서 미리캐피탈은 최대주주가 된 후에도 이사회에 진입하지 않고 장기 주주로서 동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미리캐피탈 측은 스틱인베를 통해 "경영권 참여 의지나 계획이 없다"고 전해왔다.
스틱인베가 도전 중인 국민성장펀드 스케일업 리그 운용사 선정에도 외국계 최대주주 문제가 변수로 거론된다. 정량적 지표가 비등한 만큼 정성적 지표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인공지능(AI) 등 첨단전략산업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정책성 자금이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르면 정부가 지정한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나 기관이 해외 인수·합병, 합작투자 등을 진행할 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미리캐피탈이 이미 국내 첨단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한 점도 향후 이해상충 관리 측면에서 들여다볼 대목이다. 미리캐피탈은 가비아(AI 인프라), 한국알콜(반도체 소재) 등 국내 우량 첨단전략산업 기업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이해상충 방지 장치와 투자심의 절차의 투명성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미리캐피탈이 최대주주가 된 이후 스틱 내부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세대교체 기대와 달리 '징검다리 리더십'이라는 명목 아래 1960년대 초반생 인사들에게 힘이 실리면서 일부 주력 인력의 피로감이 커졌다는 말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전부인 운용사에서 인력 이탈이 이어지면 하우스 전체의 경쟁력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라며 "외국계 최대주주 아래에서 국내 PEF 업계의 큰형 역할을 했던 스틱인베가 어떤 방식으로 정체성과 독립성을 지켜낼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