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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과열일까 아닐까…숫자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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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코스피가 최고치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조정 구간에 들어선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직 과열이 아닌 만큼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주장과 과열이라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과열이 아니라는 측은 우리 증시의 주가수익비율이나 주가순자산비율 같은 밸류에이션 지표가 타국 대비 아직 낮은 수준이고 메모리 반도체 성장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든다.

    반면 과열이라는 측은 경기 선행지표의 약세와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 둔화, 타국 증시 대비 코스피의 과도한 급등 등을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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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 이상 하락하며 '과열론' 대두
과열 맞다 "경기선행지표 꺾여, 반도체 고점"
과열 아니다 "PER·PBR 등 밸류지표 아직 낮아"

최근 코스피가 최고치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조정 구간에 들어선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직 과열이 아닌 만큼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주장과 과열이라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과열이 아니라는 측은 우리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같은 밸류에이션 지표가 타국 대비 아직 낮은 수준이고 메모리 반도체 성장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든다. 반면 과열이라는 측은 경기 선행지표의 약세와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 둔화, 타국 증시 대비 코스피의 과도한 급등 등을 근거로 들었다.


"PER, PBR 등 밸류지표 낮아 아직도 저평가"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가 과열이 아니라는 주장의 핵심 논거는 낮은 밸류에이션 지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코스피의 올해 예상 PER은 8.7배 수준이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주가가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로 숫자가 낮을수록 저평가를 의미한다. 코스피 PER은 미국 S&P500(22.7), 나스닥(29.2), 대만 자취안(24.9), 일본 닛케이(17.3)에 비해 낮다.


회사가 가진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싼지를 보여주는 PBR 지표 역시 코스피는 2.7배로 미국 나스닥의 7배, 대만 5.5배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이 70%가 넘어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1위를 달성했음에도 여전히 저평가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반도체 중심의 과도한 쏠림 현상과 레버리지 투자 청산이 겹치면서 발생한 투자심리 위축, 수급 충격 등으로 고점에서 많이 밀렸다"며 "그 결과 현재의 선행 PER 수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중요 지지선을 하회한 만큼 추세 반전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작은 호재에도 급반전이 가능한 지수대로 판단된다"며 "반도체를 비롯해 다수의 업종이 실적 상승 구간임에도 주가는 내려온 저평가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현재 코스피는 기술적으로 완전히 바닥권 수준"이라며 "현재의 하락은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심리적 과매도 구간일 뿐이며, 장기적으로는 1만선을 뚫고 올라갈 에너지가 충분히 축적됐다"고 강조했다.


"경기선행지표 꺾여, 반도체도 고점 가능성" 

반면 코스피가 다소 과열된 상황이라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을 뜻하는 '버핏 지수'는 6월 코스피 기준 221%로 2000년부터 2025년까지 평균인 70.2%를 크게 웃돈다. 버핏 지수는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특정 시점의 주가 수준이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를 측정할 수 있는 최고의 단일 지표"라고 평가하면서 그의 이름이 붙은 거시경제 지표다.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인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되고 있는 것도 우려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FRED)에 따르면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차는 지난 9일 기준 0.38%포인트로 작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장단기금리차 축소는 경기 둔화나 침체의 전조 증상으로 여겨진다.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장단기금리차 축소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는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크게 하락한다는 것은 향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코스피 급등의 배경인 메모리 반도체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코스피 고점론의 핵심 근거다. 산업통상부의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D램(모듈 제외) 수출단가는 전월 대비 4% 하락했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단가 역시 5% 떨어졌다. D램 수출 단가가 전월 대비 떨어진 것은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라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이 고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급락을 촉발했고 코스피 조정까지 불러왔다.


메모리 반도체 성장성 둔화 우려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도 나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삼성전자에 대해 "메모리 가격 상승률이 점차 둔화하고 PC와 스마트폰 업체들의 추가 메모리 구매도 제한되면서 하반기부터 주당순이익(EPS)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동력이 둔화해 실적 모멘텀도 꺾일 전망"이라며 목표가를 185만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00만원이 넘는 것을 고려할 때 사실상 매도 의견이라는 평가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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