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메모리 상장에 D램 과점체제 붕괴 우려
중국산 DUV 개발 소식도 반도체주에 악재
"기술력 격차 여전, 증시 과민반응"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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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코스피 지수가 전날 미국 반도체주 급락 여파로 큰 폭으로 하락하며 장을 열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지수 현황판에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28 윤동주 기자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장 성공으로 삼성전자 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과점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 코스피가 급락했다.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같은 첨단 반도체 장비를 자체 제조할 만큼 중국의 기술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창신메모리 상장 성공에 글로벌 D램 과점체제 붕괴 우려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6% 내린 6400.27에 개장한 뒤 하락폭을 키워 오전 10시17분 현재 8.04% 내린 6212.26을 기록 중이다. 8% 넘게 폭락해 오전 10시13분께 변동성 완화 장치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닥 역시 2.97% 내린 742.13에 장을 시작한 뒤 추가 하락해 오전 10시26분 기준 6.55% 급락한 714.76에 거래되고 있다.
CXMT 상장 이후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8% 내린 2만4932.08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23% 내렸다. 엔비디아(-4.99%), 마이크론(-2.25%), 샌디스크(-11.02%), 웨스턴디지털(-4.21%), AMD(-5.17%)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7.47% 급락했다.
중국발 악재가 부각되면서 반도체주가 영향을 받았다. 전날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CXMT는 시가총액 3조2800억위안(711조원)을 기록하며 중국 본토 상장사 중 시총 1위에 단숨에 등극했다. 시장에서는 CXMT가 이번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기술력을 끌어올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D램 과점 체계를 깰 것을 우려했다.
중국이 DUV 노광장비 양산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악재였다. 블룸버그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국영기업이 액침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으며 반도체 장비 스타트업 위량성 등 다른 중국 기업에서 연구개발 인력을 끌어모았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으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미국 상장 주식은 5.8% 하락했다. CXMT를 비롯한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자국산 DUV 장비를 도입함으로써 장비 조달 병목 현상을 완화하고, 결과적으로 증설 능력 확대와 범용 D램 공급 증가를 거쳐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우려는 국내 증시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오전 9시46분 기준 SK하이닉스 는 전 거래일 대비 10.46% 급락한 162만60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도 8.66% 내려간 23만2000원을 기록했다. SK스퀘어(-10.68%), 삼성전기(-12.30%), 현대차(-6.58%), LG에너지솔루션(-4.80%) 등 시총 상위주 대부분이 급락 중이다. 증시 위축에 미래에셋증권(-8.10%), 키움증권(-6.83%), 삼성증권(-5.92%), NH투자증권(-5.13%)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리 증권가에서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굴기에 대한 우려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중국산 DUV 장비의 정확한 제조업체명과 상세 성능이 공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초기 생산 물량 역시 5대에 불과하고 2027년 목표치도 20대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2026년 기준 130대 생산을 목표로 하는 ASML의 생산능력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격차가 크다. 결국 7월 이후 반도체 관련 주가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취약해진 탓에 중국의 DUV 장비 생산 뉴스에 시장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CXMT 상장 흥행이 심리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실제 수급 이탈 여지는 제한적임을 시사한다"며 "현재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상 바닥권 영역 도달, 주가 및 수급 변동성 정점 통과의 국면에 진입한 만큼 조정 시 주도주 중심의 분할 매수 대응 전략이 실효성은 더 크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메타·마이크로소프트(29일), 아마존·애플(30일) 등 주요 빅테크의 2분기 실적 발표 및 자본투자 계획도 주목한다. 이들 기업은 채권을 발행하고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다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AI 과잉 투자 우려가 불거졌지만 'AI 지각생'이라는 오명으로 불렸던 애플은 지난해 4월 이후 내줬던 세계 시가총액 1위 지위를 15개월 만에 되찾았다. 그동안 AI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아 재무 상태가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XMT 기술력 어디까지 왔나
CXMT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더불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메모리 양강이다. 통상 1년 이상 소요되는 상하이거래소 과창판 상장 심사를 접수부터 상장위원회 승인까지 148일 만에 뚫어낼 정도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CXMT는 현재 중국에서 유일하게 4세대 고대역포메모리(HBM3) 이상 양산을 목표하고 있는 D램 제조사이기도 하다.
특히 시장과 업계가 이번 CXMT 상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로는 공격적인 설비 증설(CAPA)과 그에 따른 가격 경쟁력 훼손 우려가 꼽힌다. CXMT가 범용 D램 공급을 늘려 2028년 전후로 기존 메모리사들의 가격 결정력과 마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CXMT는 14조원대에 육박하는 공모 자금과 업황 호조로 발생한 현금흐름을 설비 투자와 D램 및 HBM 연구개발(R&D)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CXMT의 D램 생산 능력은 월 30만 장(웨이퍼 기준)으로 2028년엔 월 50만 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기술 측면에서도 이른바 메모리 '빅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와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추세다. CXMT의 경우 지난해 DDR5 수율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양산 중인 저전력 D램인 LPDDR5X 역시 샤오미 등 중국 주요 세트사로 납품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1분기 매출액 기준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7.6%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은 4위이지만, 2028년엔 1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CXMT와 국내 메모리 기업 간에는 여전히 절대적인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는 게 반도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CXMT가 양산 중인 DDR5, LPDDR5X 및 샘플 공급 단계에 진입한 HBM3(4세대)는 모두 레거시(구세대) 공정에 기반하고 있어, 넷다이 경쟁력, 속도, 전력 효율성 측면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극명한 체급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CXMT는 현재 G4 노드 공정으로 HBM3E(5세대) 개발을 진행 중이며, 화웨이, 알리바바, 캠브리콘 등 주요 고객사 대상으로 샘플 공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메모리 빅3와의 기술 격차는 약 3년 수준으로 추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