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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효과 줄고 편법 부추겨…예견됐던 'ISA·주가누르기' 세제개편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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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논란·투자자 반발에…李, 전면 재검토 지시
대부분 저PBR 기업, '주가누르기' 규제망서 빠져
ISA 개편시 절세 효과 줄어…현행 유지할 듯

"절세 기능이 오히려 약화됐다." "편법으로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


이재명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공개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주가누르기 방지안'을 부랴부랴 재손질하기로 한 배경에는 투자자들의 반발과 정책 실효성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코스피 급등락으로 최근 자본시장 세제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제도 개편이 가져올 여파와 부작용에 더 민감하게 나선 것이다.


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ISA 개편과 주가 누르기 방지 관련 수정안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9월 정기국회에 세제개편안을 제출해야 하는 일정을 고려할 때, 정부 수정안은 이달 내 마련될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여당에서 이야기한 부분까지 포함해 보완 필요성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당정협의를 통한 개편 및 보완 방침을 밝힌 상태다.


시장 안팎에서는 예상됐던 전면 손질이라는 평가가 확인된다. 올해 자본시장 세제 개편의 핵심으로 꼽혀온 주가누르기 방지안의 경우 지난 3일 세제개편안 공개 직후부터 기존 국회에 발의된 '주가누르기 방지법(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보다 훨씬 후퇴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잇따랐었다. 이 대통령이 당초 제도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노골적으로 꼬집은 이유가 여기 있다.


정부안은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 25%인 코스피 상장사 ▲하위 10%인 코스닥 상장사 등을 주가누르기 추정 기업으로 판단해 상속·증여세 산정 때 주식 평가방식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통해 상장사의 고의적인 주가누르기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대부분의 저PBR 기업이 규제망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이 자체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소영 의원안에 해당하는 코스피 기업이 505개사인 반면, 세제개편안 기준으로는 80개사였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추산에서도 코스피 84~87개사, 코스닥 43개사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의 평균 PBR도 코스피 0.27배, 코스닥 0.29배에 그쳤다.


이남우 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당초 취지였던) 지배주주의 일반주주 권익 침해 방지 효과는 극히 미미할 것"이라며 "업종별로 하위 25%를 고르는 방법은 수많은 저PBR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역시 "6년간 PBR 누적 평균을 적용하면 (기간이) 너무 길고 실효성이 낮아진다"고 우려했다.


과세 기준액을 높이는 방식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래에셋증권이 순자산 1조원, PBR 0.2배, 시가총액 2000억원인 기업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현행 과세기준액은 2400억원이지만 세제개편안을 적용하면 3120억~36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소영 의원안 적용 시 과세기준액이 8000억~1조원까지 뛰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유건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6년 6개월간 평균주가의 최댓값이 과세 기준액의 최솟값이 되는 구조"라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주가를 낮게 묶어두려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이 강하게 질타한 ISA 개편안은 기존 ISA 제도의 세제 혜택 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수정될 전망이다. ISA는 이자·배당소득에 2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개미투자자들의 절세 및 자산증식 수단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정부가 공개한 세제개편안은 만기를 최장 5년으로 제한하고 연간 납입한도 이월을 제한했다. 이로 인해 장기 절세 효과가 약화됐다는 투자자들의 반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개편안대로 5년마다 만기가 돌아오면 한 계좌를 장기간 운용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복리 효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현재는 연간 2000만원 한도 가운데 사용하지 않은 금액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있지만, 개편안에서는 이월이 사라져 소득이 적거나 일정하지 않은 청년, 자영업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 이는 탄력적 납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과거 정부의 제도 취지와 배치되는 부분이다.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하면서 투자 대상을 국내 주식·펀드 등으로 한정해 선택지를 좁힌 것에 대해서도 청년층과 서학개미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확인된다. 국내에 상장된 S&P500·나스닥 등 해외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제한한 탓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국내 주식 투자를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내건 정부가 투자 매력을 높이는 게 아니라, 투자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건 다소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간담회에서 "기존 ISA는 건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가누르기 방지법에 대해서도 "원래 그 법을 하려고 했던 취지가 있는데 (정부안은) 그게 조금 많이 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 관련 세제개편안이 투자자들의 반발로 재검토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시가총액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안은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결국 당정협의에서 철회 수순을 밟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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