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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주주 이익만 추구하는 現 의무공개매수…이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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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논평
선행매수 허용안에 강력 비판

지난 9월30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논의 촉구 긴급공동성명 기자간담회에서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지난 9월30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논의 촉구 긴급공동성명 기자간담회에서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가 발의한 의무공개매수 법안이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만 추구하는 형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기업 인수합병(M&A) 시 지배주주의 지분만 미리 사들이는 '선행매수'를 허용하면서 일반주주 보호를 뒷전으로 놨다는 이유에서다.


선행매수 허용하면 지배주주만 우대 가능

3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한국 소프트웨어업체 더존비즈온을 인수하는 과정을 대표 예시로 들었다. 지난해 11월7일 EQT는 김용우 회장 등 지배주주 지분 23%와 신한투자증권 지분 14%를 총 1조315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배권을 가진 지분 일부만 인수하는 거래로 공시 당일 더존비즈온 주가는 11% 폭락했다.


거버넌스포럼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런 거래는 기업 M&A라 일컫지 않고 '지배주주의 사적이익을 위한 거래'라고 분류하고, 회사 전체를 매각하는 것과 엄격히 구분한다"며 "지배주주나 경영자가 일반주주 등 다른 이해관계자와 공유하지 않고 자신들만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더존비즈온은 지배주주 지분과 같은 가격으로 일반주주 대상 공개매수를 진행해 자진 상장 폐지했지만, 일단 지배주주 지분의 '선행매수'가 수반된 거래였다. 거버넌스포럼은 "미국에서는 월가, 학계 모두 일부 지분 인수는 아예 M&A로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정무위 의무공개매수 법안이 선행매수를 허용하는 만큼, 제도 이름을 '사적이익 거래제도'로 바꾸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현행 정무위 안은 M&A에서 지분율 '50%+1주'를 의무공개매수할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지배주주의 지분만 먼저 사들이는 선행매수를 허용하고 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런 방식으로는 일반주주 모두에게 지배주주와 동등한 매도 기회를 보장한다는 제도의 목적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주주 지분이 클수록 그 물량만 먼저 사들이면 일반주주는 매도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서 100% 의무매수 도입…M&A 위축 안 돼

이는 세계 표준에서도 동떨어진 '자기모순적 제도'라고 우려했다. 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취득 목표 기준 영국·독일·프랑스·네덜란드·스페인·스위스·이탈리아·홍콩·싱가포르 모두 100%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운용 중이다. 미국은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없지만, ▲강력한 공시제도 ▲최고가격 원칙(공개매수에서 모든 주주는 동일한 최고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어야 함) ▲완전공정성 심사 원칙으로 사실상 100% 공개매수가 진행되고 있다.


당장 국내 기업들도 해외에서는 세계 표준에 맞게 지분 100%를 인수해 왔다. 삼성전자 는 2016년 총 80억달러에 전장·오디오 기업 하만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삼성전자는 하만의 모든 주주에게 28% 프리미엄이 포함된 동일 가격으로 매도 기회를 제공한 뒤 지분 100%를 취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도 지난 7월 스위스 펩타이드 CDMO(위탁개발생산) 업체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인수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일반주주들은 지분 56%를 보유한 지배주주와 동일한 가격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지분을 처분했다.


의무공개매수 지분을 100% 늘리면 M&A가 위축된다는 우려도 반박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일본의 경우 의무공개매수 도입 이후 지난 2~3년 사이 오히려 M&A 시장이 매우 활발해졌다"며 "인수금융시장이 이미 커졌고 활발한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근거가 없고, 전 세계 경험이 많은 국제투자자들도 M&A 인수자금 부담으로 시장이 위축된다는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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