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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준비하는 에코프로비엠, 올해 코스피 이전상장 종목 주가 어땠나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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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이전상장 위한 신청서 접수
올해 포스코DX·엘앤에프·파라다이스 코스피 이전
이전상장 이후 주가 큰 폭 하락하며 부진
펀더멘털 받쳐줘야 이전상장 후 주가 상승 가능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에코프로비엠이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에 시동을 걸었다. 이르면 내년 2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전상장한 종목들의 주가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에코프로비엠은 이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에코프로비엠은 6.8% 오른 14만4400원에 마감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에는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7일 한국거래소에 주권 이전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이전상장안을 결의한 바 있다. 당초 연내 이전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지연되며 이전이 내년으로 밀리게 됐다.


규정상 거래소는 이전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후 45영업일 이내로 상장 심사를 마쳐야 하고 심사가 마무리된 후 약 1주 후 상장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르면 내년 2월에는 에코프로비엠의 유가증권시장 입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이전상장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긴 했으나 이전 이후 주가 강세를 장담하긴 어렵다. 올해 먼저 이전한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첫날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포스코DX의 주가는 이전상장 이후 67.89%나 하락했다. 이전상장 당시 7만원을 바라보던 주가는 현재 2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이어 1월 말 옮긴 엘앤에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연초 2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주가는 현재 10만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이전상장 후 28.05% 하락했다. 6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파라다이스는 이전상장 후 29.42% 떨어졌다. 1만4000원대였던 주가는 이전상장 후 줄곧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달 15일에는 장중 9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저가를 기록한 후 반등해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1만원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기는 것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기업가치 재평가, 투자자 저변 확대 등을 통한 수급 개선 효과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전상장 소식이 알려진 시점과 이전상장 전에 반짝 호재로 작용했다가 이전 이후에는 주가가 시원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장에는 코스피200 지수 편입 및 연기금 수요 등 여러 수급적인 이점이 존재한다"면서 "코스피 이전상장으로 인한 수급 효과가 호재로 인식되는 만큼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종목들은 상장 이전에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으나 최근 이전상장한 종목들은 상장 이후 코스피를 언더퍼폼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전상장 기대감에 비례해 상장 직후 단기적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전상장 기대감은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수 있어 결국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전상장은 회사 내부의 재무구조나 주식구조가 바뀌는 등이 변화는 전혀 없고 순전히 소속 시장만 바꾸는 이벤트에 불과해 오로지 수급적인 이벤트 성격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적인 프레임에서는 수급적인 이슈가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의 주가 흐름을 보면 기업의 펀더멘털 요인에 더 연동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스코DX, 엘앤에프 등 이차전지주들은 올해 업황이 악화되며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포스코DX는 올해 3분기 매출액 3186억원, 영업이익 2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18.3% 감소한 수치다. 엘앤에프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724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3516억원으로 72% 줄었다.


파라다이스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2682억원, 영업이익 36.6% 줄어든 362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이전상장 후 앞서 옮긴 종목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에코프로비엠은 3분기 영업손실 41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4분기 실적은 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4384억원, 영업손실 232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하회할 것"이라며 "전방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판매량은 9% 감소, 판가는 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 가격 안정화는 내년 2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양극재 판가 및 수익성은 내년 3분기부터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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