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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주면서 직원·사무실도 구해주고…'아낌없이 주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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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실무 '하드 캐리'하는 VC
HR·오피스·AI인프라 비용 등 지원
유망 창업가 발굴·기업가치 제고

자금만 쥐여주던 벤처캐피털(VC)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스타트업 창업자가 홀로 끙끙 앓던 핵심 인재 채용부터 인공지능(AI) 인프라 비용, 사무실까지 투자사가 대신 해결해주는 것이 벤처투자업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창업 가뭄 속에서 유망 창업가를 발굴하고 투자금 회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VC가 '사내 외주팀'을 자처하고 나섰다.


아낌없이 주는 VC

16일 VC 업계에 따르면 퓨처플레이는 최근 '2026 서울대학교x퓨처플레이 딥테크 인재채용 박람회'를 열었다. 창업팀이 앉아 있어야 할 면접장에 VC가 판을 깔고 퓨리오사AI, 모빌란트 등 포트폴리오사 12곳을 서울대 재학생, 졸업생, 대학원생에게 소개하며 현장 면접까지 이끌었다. 대기업 등으로 향하는 테크 인재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VC가 직접 헤드헌터로 뛴 셈이다.

생성형 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원본보기 생성형 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아예 인사(HR) 지원 전담 부서를 꾸린 곳도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올해 그로스팀을 신설해 포트폴리오사의 인재 발굴부터 조직문화와 평가 체계 구축까지 도맡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이 채용과 인사 갈등에 에너지를 뺏기지 않고 기술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달 포트폴리오사를 대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을 활용한 채용 솔루션과 잠재 고객을 발굴하는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세미나 열기도 했다.


치솟는 고정비 부담을 덜어주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도 눈에 띈다. 네이버D2SF는 서울 서초구와 경기도 성남 분당구 사무실을 포트폴리오사에 무상으로 임대하고 있다. 입주 기간은 기본 1년이지만 포트폴리오사 사정에 맞춰 유연하게 기간을 늘려주며 지금까지 130여개 스타트업이 이곳을 거쳤다. 특히 분당구 사무실은 네이버 사옥으로 포트폴리오사 직원들 사내식당을 사용할 때 비용을 일부 지원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 네이버 클라우드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와 AI 크레딧까지 지원하며 고가의 연산 비용 부담을 대폭 낮췄다.


이런 밀착 지원은 초기 라운드에 집중하는 VC를 넘어 중·후기 라운드에 투자하는 대형 VC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에이티넘인베스트 먼트 역시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고 피투자사 20여곳에 AI 크레딧 혜택을 쥐여줬다. 또 사무실 이전이 필요한 포트폴리오사에 임대차를 연결해주고, 포트폴리오사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최고재무책임자(CFO) 채용도 돕고 있다.


VC가 지원범위를 넓히는 이유

VC들이 이처럼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은 유망 창업자 발굴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 크다. 창업기업 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자금이 몰리는 인기 스타트업의 경우 여러 VC가 투자를 제안하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창업기업 수는 56만5640곳으로 2022년 상반기 69만5891곳에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회수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유동성이 넘칠 때는 자금만 쥐여주고 기업가치를 띄워 다음 라운드로 넘기면 그만이었지만 기업공개(IPO) 문턱이 높아지면서 체질 개선 없이 회수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월 코스닥 기업공개(IPO) 건수는 올해 45건으로 2022년 70건에 이어 눈에 띄게 줄었다.


한 대형 VC 임원은 "VC가 지원범위를 넓히는 것은 포트폴리오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VC 입장에서 포트폴리오사가 투자받을 당시 제안했던 마일스톤 대로 제대로 가고 있는지, 모럴 해저드는 없는지 등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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