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인수합병(M&A)과 기술이전 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바이오주는 아직 이 흐름에서 소외돼 있다. 하반기 잇따라 예정된 임상 결과와 기술이전 이벤트가 국내 바이오주의 반전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최근 헬스케어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제시하며 "하반기 개별 기업의 임상 데이터와 기술 이전 이벤트 등이 섹터 재평가의 트리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특허 절벽과 약가 정책 압박 속에서도 M&A와 라이선싱을 통한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주가 하방을 방어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텍 역시 높은 금리 국면에도 M&A 모멘텀과 기술 이전 딜이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나타내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 바이오텍은 이런 글로벌 흐름과 무관하게 수급 쏠림 현상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소외돼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 한국 기업들은 인수 타깃이 될 만한 후기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과, 이를 뒷받침할 임상 개발 역량 및 규모의 경제를 완전히 구축하지 못한 부분이 근본적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바이오텍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M&A가 아니더라도 개별 기업 단위의 굵직한 임상 데이터 발표나 기술이전 계약 체결 같은 마일스톤 이벤트들이 하반기에 촘촘히 예정돼 있다"며 "불확실성을 돌파하는 종목을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주 가운데서는 셀트리온 을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 하락으로 수출 기업의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오지만, 실제 실적에 적용되는 환율은 단기 환율이 아니라 누적 평균 환율이라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서 연구원은 "실적 반영 환율은 단기 시세가 아닌 누적 평균 환율 기준으로 산정되어 실질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 삼성바이오로직스 , 셀트리온 등 대형주 역시 환율 변동에 따른 펀더멘털 훼손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고수익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미국·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와 원가 구조 개선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 성장세가 상반기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삼성증권이 제시한 셀트리온 목표주가는 26만원이다. 최근 주가 대비 28%이상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녹십자 와 유한양행 도 하반기 주요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 녹십자는 이연된 독감백신 원액 출하와 헌터라제 해외 매출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며, 유한양행은 존슨앤드존슨의 피하제형이 지난달 영구 J-code를 확보하면서 3분기부터 처방 접근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바이오 투자심리를 좌우할 대형 이벤트가 예정된 기업으로는 펩트론과 코오롱티슈진이 꼽혔다. 펩트론은 일라이 릴리와 체결한 스마트데포 플랫폼 물질이전계약이 본계약으로 이어질지가 핵심이다. 2026년 10월 전후로 예상되는 평가 결과 발표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서 연구원은 "본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코오롱티슈진은 관절염 치료제 TG-C의 미국 임상 결과가 관건이다. 앞선 1차 미국 3상에서는 위약군에서도 강한 개선 효과가 나타나 치료군과의 차이가 줄면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오는 10월 발표될 2차 미국 3상 결과가 TG-C의 향후 개발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 연구원은 "두 건 모두 국내 바이오 대형 이벤트로, 결과에 따라 코스닥 바이오 섹터 전반의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하반기 캘린더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개별 이벤트 관점에서 추가 기술 이전 및 임상 발표가 기대되는 기업으로는 알테오젠, 올릭스, 한올바이오파마, 앱클론 등이 언급됐다. 서 연구원은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Qlex 판매 마일스톤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가운데 기존 파트너십의 임상 진전에 따른 개발 마일스톤과 추가 기술이전 계약금까지 더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올릭스는 탈모 치료제 임상 결과와 일라이 릴리의 옵션 행사 여부, ALK-7 siRNA 원숭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추가 기술이전 기대감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