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표 삼일PwC M&A센터 공동센터장
고객과 '동고동락' 신뢰쌓아 SK그룹 등 자문
"전문화한 매각 자문 서비스 제공"
"어제 처음 만난 사람하고 얘기하다가 내일 딜 거래를 할 수 있지는 않잖아요. 수년간 장기적으로 신뢰를 쌓고 관계를 잘 구축해야 결국 자문을 할 수 있더라고요. 저희 비즈니스의 본질이 그런 것 같아요"
홍성표 삼일PwC M&A센터 공동센터장(파트너)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수합병(M&A) 자문의 가장 중요한 원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올해 상반기 M&A 시장이 소수 대규모 딜을 제외하면 지지부진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삼일PwC는 올해 상반기 각종 리그테이블에서 M&A 자문 분야 1위를 기록했다. 딜 '가뭄' 속에서 삼일PwC가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조직 구성원이 장기간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쌓은 고객과의 신뢰에 있다고 홍 파트너는 설명했다.
M&A 자문의 핵심은 신뢰…"믿을 만한 사람이 되어야 했다"
홍 파트너는 회계업계에 발을 들이자마자 한 회사와 연을 맺게 된다. 바로 SK그룹이다. 그가 2000년에 삼일PwC에 입사한 후 SK C&C(현 SK AX)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 당시 SK그룹은 유공(현 SK이노베이션 )과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 그리고 SK상사(현 SK네트웍스)가 핵심축인 회사였다. 굴지의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 를 인수하기 전으로 회사 규모가 현재만큼 크지 않았다.
10년 넘게 SK그룹과 일을 같이하며 고객과 성장한 그는 2015년 SK C&C와 SK 합병 건도 자문하게 됐다. 당시 SK그룹은 지배구조 단순화와 사업결합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이유로 지주사인 SK와 정보기술(IT) 기업 SK C&C를 합병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합병안은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87% 찬성으로 통과했지만, 2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이 합병 비율과 자사주 소각 시점 등이 SK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는 등 부침도 있었다. 홍 파트너는 담당 실무자로 자문에 참여해 밤새워 일하며 고객사와 '동고동락'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때를 기점으로 SK에서 '진짜 믿을 만한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다른 유수의 투자은행(IB)을 제치고 삼일PwC가 SK그룹의 매각 자문을 도맡게 됐다. 그는 SK그룹의 SK엔카(현 케이카 ) 매각 자문을 비롯해 SK하이닉스의 미국 AI솔루션 법인인 'AI Company' 관련 자문 등을 수행했다.
홍 파트너는 기업과의 공동 성장을 통해 전문 영역도 넓히기 시작했다. 그는 화장품 위탁 생산 기업 콜마그룹 자문을 계기로 K뷰티 영역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콜마그룹의 볼트온(기존 사업을 보완·강화하는 전략)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조정 자문을 수행했다. 콜마그룹이 CJ헬스케어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한 후 자금조달을 위해 위탁생산(CMO) 사업 매각을 한 사례와 이를 통해 화장품 용기 1위 회사인 연우를 인수한 사례 모두 홍 파트너 손을 거쳤다. 이 같은 딜을 거쳐 한국콜마 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계에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올해 2분기 최대 실적 등을 거두는 등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화장품 브랜드 구다이글로벌의 서린컴퍼니 인수와 구다이글로벌 투자유치에서는 SK 합병 당시와 비슷하게 '내 일'처럼 자문했다. 서린컴퍼니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투자유치에 나선 구다이글로벌은 8000억원을 목표로 했다. 홍 파트너는 당시 구다이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온종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6개를 돌며 투자유치에 나섰고 그 결과 전액을 당일에 모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K뷰티 영역은) 고객사와 나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홍 파트너는 자신의 경험이 삼일PwC의 성장 과정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트너들이 큰 이탈 없이 조직적으로 네트워크와 신뢰라는 레거시(유산)를 축적하며 지금의 삼일PwC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부터 중견까지…'매각 전문' 표방한 삼일
삼일PwC는 대기업을 넘어 중견·중소기업 M&A 자문 역량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홍 파트너가 공동센터장으로 있는 M&A센터는 중견기업과 개인 오너 매각 자문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해당 센터가 올해 비슷한 업무를 하던 미들마켓그룹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홍 파트너는 미들마켓그룹 리더인 홍진오 부대표와 함께 '매각 자문 전문화'라는 미션을 수행하게 됐다.
그는 양 그룹의 통합 시너지 효과가 이미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매각과 매수 동시 자문이다. 홍 파트너는 "고객이 비밀 유지를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수자를 내부적으로 매칭해 M&A 관련 소문이 나지 않도록 한다"며 "차이니즈 월은 당연히 철저히 지킨다"고 말했다.
섹터별 전문가 양성을 통한 성과도 통합 시너지로 언급했다. 그는 "고객사 자문이 들어오면 '반도체 딜 들어왔는데 가장 많이 해본 사람 누구야?'라고 그때 찾는 게 아니라 미리 전문가를 키워서 고객에게 바로 자문을 할 수 있게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이를 준비한 홍 파트너는 M&A센터 내 반도체·뷰티·전력 인프라 등 분야별 전문가가 있으며 때마침 해당 영역들이 국민성장펀드가 지정한 분야와 대동소이하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미리 준비해 고객들이 결과물을 받았을 때 질적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