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변동장 속 엇갈린 전망
SK하이닉스 148만원 vs 470만원
"HBM·AI 모멘텀" vs "피크아웃 우려"
국내 증시의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일 종목을 두고 목표주가가 수 배 가까이 벌어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극에 달하자 증권사별로 향후 업황과 이익 추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6월1일~8월6일) 발간된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리포트를 집계한 결과 목표주가 편차(최저가 대비 최고가 격차)가 가장 큰 종목은 SK하이닉스 (217.6%)로 나타났다.
코스피의 경우 현대모비스 (126.4%), 삼성전자 (116.7%), 삼성전기 (114.3%), 현대차 (110.5%), NAVER (87.5%), HD현대중공업 (80.0%), 삼성생명 (70.5%), 삼성물산 (66.7%), KB금융(66.3%)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 (200.0%)이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그 다음으로 피에스케이 (75.0%), 로보티즈 (43.8%), 파마리서치 (35.0%), 알테오젠 (28.9%) 등 순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편차 1위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증권사 간 시각이 극명히 엇갈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메모리 가격 상승세 지속과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본격화를 근거로 목표주가를 기존 380만원에서 47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으로 갈수록 공급 부족은 더 심화될 것"이라며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제조사들의 경쟁적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전환 우려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185만원에서 148만원으로 하향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인공지능(AI) 설비 투자 방식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이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올해 계획된 투자금액의 대부분을 차입에 의존하는데 금리 상승과 자금시장 불안으로 자금조달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편차 2위 현대모비스의 경우 KB증권은 지난 6월2일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상용화에 따른 액추에이터 독점 공급 가치와 그룹 점유율 확대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75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상향했다. 그러나 신영증권은 지난달 27일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모듈 사업부 원가 부담과 인도 공장 화재 여파를 지적하며 기존 목표주가 53만원을 유지했다.
편차 3위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 상회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과의 다년 계약을 통한 '수주 기반 메모리 비즈니스' 전환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기존 59만원에서 65만원으로 올렸다. 채 연구원은 "다년 계약은 고객 수요에 기반한 투자 집행으로 과거 사이클에서 반복되던 공급과잉 재현 가능성을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하반기 성과급 충당금 반영에 따른 비용 부담과 IT·가전(DX) 부문의 적자 지속을 지적했다. 여기에 메모리 업황의 정점 통과 우려를 반영해 기존 43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 연구원은 "수요흐름 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제조사들은 장기 수요 낙관 속에 연일 대규모 신증설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며 "향후 공급과잉 전환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편차 4위 삼성전기의 경우 교보증권은 지난달 31일 스마트폰 중심의 경기민감형 부품사에서 AI 서버·전장 중심의 구조적 성장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재편되고 있다며 목표주가 기존 300만원을 유지했다. 같은 날 삼성증권은 2분기 실적과 차세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기판 수익성 개선을 근거로 기존 10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편차 5위 현대차의 경우 KB증권은 지난 6월15일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양산형 로봇 '아틀라스'를 통한 산업용 휴머노이드 시장 선점 가치를 핵심 동력으로 꼽으며 목표주가 기존 120만원을 유지했다. 반면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24일 로보틱스 기대감으로 인한 주가 급등이 높은 타깃 주가수익비율(PER)을 정당화하기 어렵고,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 잔존하는 불확실성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기존 69만원에서 57만원으로 하향했다.
코스닥 편차 1위인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DS투자증권은 지난달 1일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자금의 64%가 인도네시아 BNSI 니켈 제련소 지분 확보에 투입되는 점에 주목하며 기존 목표주가 30만원을 유지했다. 그러나 BNK투자증권은 지난 5일 북미 전기차 수요 정체, 유럽향 출하 둔화 등 실적 모멘텀 공백기 진입을 경고했다. 또한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 수 희석과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목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1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편차 2위인 피에스케이의 경우 KB증권은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들의 전방위적 설비투자 확대 수혜를 기대하며 목표주가 28만원을 신규 개시했다. 신규 장비 매출이 실적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며 올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을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메모리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의 투자가 올해보다는 내년에 본격화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2만8000원에서 16만원으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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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 상승한 6,300에 코스닥은 8.85포인트(1.11%) 오른 807.66 서 출발해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6% 오른 6306.33으로 개장한 뒤 오전 9시50분 기준 1.05% 오른 6324.47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4.91% 오른 838.07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은 장중 매수 사이드카(호가 일시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상승 마감했다. 미국 고용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집계되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역설적으로 살아났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1.83포인트(0.28%) 오른 5만4036.93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7.68포인트(0.62%) 오른 7757.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42.26포인트(1.30%) 오른 2만6690.62에 거래를 마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AMD, 샌디스크 등 반도체주 실적을 통해 AI 수요, 수익성 불안을 상당히 덜어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주중 예정된 업체들의 실적은 메모리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를 완화하는 쪽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