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상장 막고 코스닥 체급 키울 것
코스피보다 대형주 시총이 더 커질 수도
세그먼트 나눠 신생기업 투자도 유리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기로 한 코스닥 승강제와 관련해 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승강제는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 스탠다드, 관리군 등 세그먼트로 나누고 요건에 따라 세그먼트 승격 및 강등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18일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승강제가 정착되면 우량 기업이 굳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지 않고 코스닥 시장에 잔류함에 따라 코스닥 시장 전체의 체급을 키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승강제가 시행되면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지정되는 것이 코스피 이전상장과 유사한 효과를 내면서 우량주의 코스닥 시장 이탈을 억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2016년 7월~2024년 6월 코스닥에서 코스피 이전상장을 한 16개사 중 셀트리온 , 카카오 , 동서 , 엘앤에프 , 포스코DX , 포스코퓨처엠 은 코스닥 내 시가총액 5위 안에 들던 우량주였다. 이런 우량주가 시장을 빠져나가면 코스닥 지수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엄 연구원의 설명이다.
승강제 도입 시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기업이 코스피 최상위 종목의 시가총액을 능가할 수도 있다. 미국의 사례를 볼 때 나스닥 시장은 재무 요건 등에 따라 나스닥 셀렉트(대형·우량·성숙 기업), 나스닥 글로벌(중견·중소·안정 기업), 나스닥 캐피털(소형·신생·초기성장 기업)의 세그먼트로 나뉜다. 엄 연구원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셀렉트의 시총 상위 10개 기업을 비교하면 나스닥 셀렉트의 시총 규모가 더 크다"며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속한 코스닥 기업이 나스닥 셀렉트처럼 글로벌 블루칩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승강제 도입에 따라 코스닥 거래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 상위 세그먼트로의 거래 쏠림은 불가피하겠지만 전체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엄 연구원은 2022년 4월 프라임, 스탠다드, 그로스 세그먼트로 개편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사례를 들어 "거래 규모 비중은 프라임 등급에서 다른 두 등급보다 확연히 높았지만 전체 도쿄증권거래소 거래 규모는 개편 이후 꾸준히 우상향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엄 연구원은 승강제가 신생 벤처기업의 투자 유치에 유리하다고 봤다. 그는 "1700여개에 달하는 코스닥 종목이 체계 없이 뒤섞여 있을 때보다 승강제하에서 세그먼트 내 존재감을 드러내면 투자를 받기 수월해질 수 있다"며 "관리군은 등급 체계 밖에서 별도로 관리하고 등급 체계 내에서는 스탠다드 세그먼트 아래 신흥 유망기업 중심 세그먼트를 추가하는 것이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는 보완책이라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